“칼 타마요를 서울 SK 안영준이 막는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했다.”
조상현 창원 LG 감독은 2024~2024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2차전을 앞두고 “전희철 SK 감독이 ‘변칙 수비’를 꺼내 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양한 수비에 대비해 훈련했다”며 “SK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 확인한 뒤 준비했던 것을 보여주겠다”고 예고했다.

SK 작전을 간파한 LG가 정규리그 1위 팀 SK를 상대로 2연승을 달렸다. 말 그대로 지피지기(知彼知己) LG가 SK를 상대로 백전불태(百戰不殆)를 보여준 것이다. LG는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챔프전 2차전에서 76–71로 승리했다. 역대 챔프전에서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이 우승한 확률은 84.6%(13회 중 11회)에 달한다. 이렇게 LG는 창단 첫 우승까지 2승만을 남겨둔 채 홈인 창원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두 경기를 치른다.
경기는 조 감독 예상처럼 흘러갔다. SK는 스몰라인업 카드를 꺼내들었고 조 감독 예상처럼 전 감독은 안영준에게 타마요를 맡겼다. 전 감독은 리바운드를 더 내주더라도 ‘플래시썬’ 김선형에게 수비 부담을 줄여 경기 끝까지 체력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주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하지만 1쿼터 초반부터 SK는 애를 먹었다. 포스트시즌들어 37.6%로 뚝 떨어진 야투율이 문제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안영준, 김선형, 김태훈이 던진 3점슛은 모두 림을 외면했다. SK는 1쿼터 3점슛 10개를 던져 1개를 넣는 등 17개 슛 중 4개(23.5%)만 성공시킬 정도로 부진했다. 안영준도 불안한 수비를 보여줬다. 안영준은 1쿼터 절반을 소화하던 중 개인반칙 3개를 범하며 결국 벤치로 들어갔다. 이러는 동안 LG는 유기상이 3점포 4개 중 2개를 꽂아넣는 등 높은 적중률을 뽐내며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19-15로 밀린 SK는 2쿼터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이번엔 김선형이 전 감독 믿음에 보답했다. 김선형은 32-33으로 맞선 2쿼터 종료 53초전 스틸과 득점을 책임쳤고, SK는 34-33, 1점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김선형은 2쿼터에만 6득점 3어시스트를 적립하며 서서히 감을 끌어 올렸다.
3쿼터는 LG 분위기였다. 주장 허일영이 3점슛 2개를 연속으로 꽂아넣었고, 타마요도 3점슛에 가세하면서 53-45로 달아났다. LG는 4쿼터 SK 거센 추격을 받았다. 1분53초를 남기고 고메즈 델 리아노에게 3점슛을 내주며 67-66, 1점차까지 따라잡혔다. 하지만 LG는 정인덕과 타마요가 연속으로 득점을 올렸고, 유기상도 외곽포를 터트리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전 감독이 막겠다던 타마요는 27득점을 올렸다. 유기상도 14득점 5리바운드를 보탰다.

경기 후 타마요는 “안영준이 나를 수비하는 상황에 대해 준비했다”며 “조 감독과 투맨게임 등을 통해 빨리 경고를 쌓도록 하자는 작전을 짰는데 생각보다 빨리 안영준을 코트에서 밀어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조 감독은 “델 리아노에게 생각보다 많은 득점을 내줬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될 것 같다”며 “원정에서 승리한 두 경기는 보험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SK에서는 델 리아노가 19득점으로 팀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김선형은 10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활약했지만 팀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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