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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체코 측도 지연 원치 않아”… ‘서명’만 빼고 일정대로 [뉴스 투데이]

입력 : 2025-05-07 18:15:00 수정 : 2025-05-07 23: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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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 ‘원전 계약’ 어떻게 되나

安 “본안소송 큰 문제는 없을 듯”
법원 최종 판단 때까진 사업지연

체코 측선 “EDF에 손배소 방침
법원 가처분 의문… 항고 나설 것”

체코 원전 최종 서명을 앞두고 현지 방문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팀코리아’가 빈손으로 돌아올 처지에 놓였다. 7일(현지시간) 계약을 앞두고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체코 지방법원에 최종 서명 차단을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체코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다. 발주처인 체코전력공사(CEZ)는 법원 결정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 체코 법원 결정으로 원전 계약식이 무산된 6일(현지시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프라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왼쪽은 황주호 한수원 사장.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산업장관, 체코 총리와 면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7일 체코 프라하 총리실에서 정부 특사단이 참석한 가운데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왼쪽)와 면담을 갖고 한·체코 양국 간 산업·에너지·건설·인프라·과학기술 등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7일 산업부에 따르면 안 장관은 전날 체코 프라하에 도착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상 못한 상황이 있으나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로 예정됐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계약식은 급작스레 연기됐다.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이 EDF가 제기한 행정소송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한국수력원자력과 CEZ 자회사 엘렉트라 두코바니(EDU)Ⅱ 간 최종 계약 서명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리면서다.

 

EDF가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은 지난 2일이다. 지난해 7월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EDF는 체코 경쟁보호청(UOHS)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지난달 24일 최종 기각됐고, EDF는 이에 불복해 소까지 제기한 것이다. 한수원은 이번 입찰에 100% 원자로 고정금액을 제시했는데 EDF는 이 가격이 이행 불가능하고 한국 정부가 실질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경쟁을 왜곡했다는 주장을 펼친다.

 

공식 계약 체결 직전에 이런 변수가 발생하자 정부와 한수원이 계약을 서두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안 장관은 “이번 판결이 나오기 전 UOHS가 두 차례나 (EDF의) 이의신청을 기각했다”며 “체코 정부 측에서는 ‘그게 되겠나’라는 생각으로 우리를 초청해 일정을 잡았는데 체코 정부 판단이 법원 판결과 안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사안을 가지고 경쟁당국이 두 번이나 명확하게 결정한 바 있어서 본안소송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법원의 최종 판단 때까지 공식 계약은 중단될 수밖에 없어 사업 지연은 불가피해졌다. 안 장관은 “원전 사업이 체코 에너지 정책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불필요하고 과도하게 지연되는 경우에 엄청난 기회비용이 발생해 체코 정부도 지연되지 않기를 희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CEZ의 다니엘 베네시 최고경영자(CEO)는 내외신 세미나를 열고 “EDF 측은 유럽이 EDF만 (선택)하기를 원하는 것 같아 외부 업체가 유럽에서 원전 짓지 못하도록 로비를 하는 것 같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베네시 CEO는 이어 “100년 가까운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구속력 있는 가격, 공사비 증가 억제 등 여러 요건을 평가한 결과 한수원이 가장 우수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단의 빈손 귀국에는 “사과한다”며 “전날 조치는 예상하기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CEZ 측은 수억크로나 수준의 손실 가능성을 예상하며 EDF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을 밝혔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대해선 항고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페테르 자보드스키 EDUⅡ CEO는 이와 관련 “(가처분 결정은) 놀랍고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저희 이익과 체코 공익이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항고는 이르면 다음주로 전망된다.

 

자보드스키 CEO는 “(EDF는) 기술적으로 훌륭한 회사지만, 우리가 투명하지 않게 진행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앞선 EDF의 예산 초과, 공기 지연 사례들을 나열하기도 했다. EDF가 영국 서머싯 지역에 건설 중인 2기의 유럽형 가압수형 원자로(ERP)의 사업비가 초기 210억유로에서 360억∼400억 유로로 재평가됐고, 핀란드에 지은 올킬루오토 3호는 공기가 14년 지연됐고 예산이 3배를 초과한 바 있다.

 

이번 체코 방문 중 양측은 공식 계약을 제외한 원자력·첨단산업 분야 14건의 업무협약(MOU) 체결 및 국회 대표단 오찬 등 기존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한다. 양국은 원전 산업, 배터리, 로봇, 자동차 등에 걸쳐 포괄적으로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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