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보다 조기 인도” 공동 입찰
KDDX 갈등 겪다 濠사업 ‘쓴잔’
방위사업청 중재로 ‘원팀’ 이뤄
방위사업청의 중재로 ‘원팀’을 이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함께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해군 잠수함 교체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6일 캐나다 CBC뉴스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3월 초 캐나다 연방정부에 해군의 잠수함 교체사업과 관련해 공동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캐나다는 3000t급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추진 중이다. 빨라야 2027년에서야 입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으로, 캐나다는 우선 2035년에 신형 잠수함 1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양사는 캐나다 계획보다 더 빠른 2030∼2032년에 첫 번째 잠수함을 인도하고, 2035년까지 모두 4척의 장보고-III(KSS-III) 잠수함을 공급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KSS-III 잠수함은 2018년 국내 기술로 건조된 첫 3000t급 잠수함으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모두 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잠수함 설계를 변경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캐나다 맞춤형 모델(KSS-III CA)을 개발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관계자는 “양사가 힘을 합쳐 사업을 진행한 결과, 당초 계획된 기간보다 빨리 잠수함을 공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제안서에 담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양사가 경쟁사보다 잠수함 공급에 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CBC에 따르면 두 회사가 제출한 제안서에는 캐나다 안에 유지보수 시설을 짓고 캐나다인을 고용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소요 예산, 납품 기일, 유지 보수 및 승무원 훈련 지원 등에서도 경쟁사 대비 나은 조건이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한화오션 자회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형 자주포 및 로켓포를 캐나다 육군에 공급하겠다는 두 개의 별도 제안서를 추가로 제출했다. 장갑차 전력이 부족한 캐나다를 위해 현지에서 정비하고 제조하는 기동 전투차량 패키지도 제안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입찰 과정에서 과열 경쟁으로 소송전을 벌이는 등 갈등을 이어왔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호주의 신형 호위함 사업에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양사 모두 입찰에 실패했다. 이를 두고 양사의 소송전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언급됐다. 이에 양사는 국내 조선업 발전과 K방산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서로 고소·고발을 취하하면서 해외 수주 경쟁에서 ‘원팀’을 만들고 함께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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