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토론서 김문수 향해 "단일화 실패는 국민에 대한 배신·배반" 압박
김문수 만나러 대구행 준비하다 金 상경 소식에 보류
무소속 한덕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6일 '개헌 연대'로 빅텐트 구축에 속도를 내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향한 단일화 압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 후보가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미온적인 기색을 보이며 국민의힘의 내부 갈등이 빚어지는 동안 한 후보는 개헌을 고리로 존재감을 키우려는 모습이다.

한 후보는 전날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회동한 데 이어 이날 대선 출마를 고려 중인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과 오찬 회동을 하고 "개헌 연대 구축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답을 얻었다.
이 고문은 오찬 후 브리핑에서 "한 총리(한 후보)와 저는 헌법 개정을 통해 대한민국을 정상 국가로 되돌리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개헌 연대를 구축해 개헌을 추진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여전히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이라며 한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한 후보가 주창한 임기 단축 분권형 개헌에 공감을 표했다.
이 고문은 김문수 후보도 빅텐트 합류 대상으로 거론한 인사다.
김 후보는 전날 범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와 관련 "반(反)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고 보수 진영 단일대오를 형성하기 위한 것으로 한덕수 예비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 등을 포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점에 비춰 한 후보가 한발 앞서 이 고문을 만나 개헌 공감대를 끌어낸 것은 향후 이어질 단일화 협상과 선거연대 논의에서 내세울 만한 선취점을 올린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는다.
이 고문과의 오찬에 앞서 한 후보는 이날 오전 관훈토론에 참석, 김 후보를 향한 단일화 압박 메시지를 던졌다.
한 후보는 "단일화 실패는 국민에 대한 큰 배신이고 배반이 될 것"이라며 "김문수 후보가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는 김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자신과의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천명한 것이 경선 승리의 주요 요인이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려는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 후보는 이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대구·경북(TK) 지역 방문에 들어간 김 후보와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구행을 준비하다가, 김 후보가 당 지도부와의 갈등을 이유로 일정을 중단하고 서울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접한 뒤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한 후보 캠프에서는 김 후보의 대구행을 두고 단일화 협상 시한이 촉박한 데 "발길이 다른 곳으로 향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한덕수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후보 모두 빅텐트를 치자고 하지만 한 분의 발길은 텃밭으로 향했다"며 "말로는 빅텐트를 치자고 해놓고 다른 데로 발길이 가는 것은 조금 불일치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캠프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단일화에 뜻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당에서 선거 비용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한 후보가 한계를 노출할 것이라는 점을 노려 '버티기 전략'으로 나오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덕수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후보 측에서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국민이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자세로 임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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