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자만 445억… 현재 모두 상환
정부가 올해 들어 4월까지 한국은행에서 빌려 쓴 돈이 7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 확인이 가능한 2011년 이래 역대 최대치다. 경기 부진으로 법인세 등 세수 상황이 악화하자 한은에 터놓은 ‘마이너스 통장’(일시대출 제도)을 꺼내 쓴 셈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까지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빌린 누적 대출금은 총 7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과거 연도별 같은 기간(1∼4월)을 비교한 결과,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래 가장 많은 액수다. 특히 역대급 ‘세수 펑크’를 겪은 지난해 4월까지 누적 대출(60조원)보다도 10조7000억원 많고, 코로나19 발병과 함께 연초 갑자기 돈 쓸 곳이 늘어난 2020년(25조9000억원)의 2.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다만, 정부는 많이 빌린 만큼 꾸준히 갚아 올해 빌린 70조7000억원과 지난해 넘어온 대출 잔액 5조원을 더한 75조7000억원을 4월 말 현재 모두 상환한 상태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정부가 ‘한은 마이너스통장’을 많이 이용할수록 쓸 곳(세출)에 비해 걷힌 세금(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다는 의미다.
일시대출이 늘어나면 그만큼 갚아야 할 이자가 늘어난다. 올해 1분기 발생한 일시대출 이자만 총 445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정부는 2092억8000만원에 이르는 일시대출 이자를 한은에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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