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준, 尹과 거리두기 없어 선긋기 나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추진 과정에서 ‘반이재명 연대’를 내세우며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까지 아우르는 ‘원샷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차이가 뚜렷해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김 후보와 한 후보 간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적잖은 갈등이 드러나고 있어 첩첩산중인 형국이다.

한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김 후보는 5일 성명문에서 “단일화는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고 보수 진영의 단일 대오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한 후보, 이 후보, 이 전 총리 등을 포괄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후보는 4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단일화 범위에 대한 질문에 “가급적이면 넓은 폭으로, 모든 분이 같이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원샷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단일화 대상인 이 후보와 이 전 총리는 모두 김 후보의 제안에 강하게 선을 긋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를 시도하지 않고 여전히 강경 보수 성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김 후보가 단일화하겠다는 얘기를 자주 하고 그 이미지로 많은 표를 얻었을 텐데 후보가 되자마자 지금 변했다”며 “국민의힘이 시대착오적인 비상계엄을 하고, 두 번째 대통령에서 파면됐으면 이번 선거만이라도 ‘우리가 후보 안 내도 좋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반듯하게 할 그 누군가를 지원하겠다’ 이 정도로 가도 용서될까 말까 하는데 지금 뭐하는 짓들인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그런 헛된 망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내 손톱만큼도 도와줄 생각이 없다. 보고 싶지도 않다”며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문성호 선대본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개혁신당은 단일화를 제안한 적도, 응할 생각도 없다. 이제 그만 질척거려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도 전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의 장관, 총리를 지낸 분들이 ‘윤 어게인’을 외치는 사람들과 어울려 단일화를 말하는 것 자체가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며 “저는 그들과 단 한 치도 함께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자신을 단일화 대상으로 언급한 것과 관련해 “연애 아니면 결혼에 비유하면 거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는 뜻) 식”이라며 “‘너는 나랑 결혼해야 해, 몇 월 며칠까지. 안 하면 배신자’ 이게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누가 이것을 축하하고 누가 이것을 사실상 제대로 된 과정으로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이렇게 무례할 수가 있나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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