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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관세 포괄적 철회를”… 美 “추가분 철폐도 불가” 평행선 [관세 전쟁]

입력 : 2025-05-06 19:13:58 수정 : 2025-05-06 23: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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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극 커지는 美·日 관세협상

日, 車 품목관세 철폐 등 사활 걸어
美 “상호관세 24% 중 14%만 협의
제로화 안 돼… 인하·연장만 검토”

中, 美·동맹국 관세전쟁 ‘틈’ 공략
韓·日·아세안 등에 협력 강화 촉구

관세 협상에 임하는 미국·일본의 입장에 상당한 간극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는 물론 상호관세까지 포괄적 철회를 요구하는 반면 미국은 상호관세 추가분의 철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벌이는 관세 전쟁으로 생긴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 사이의 틈을 공략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가운데)과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오른쪽)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2차 관세 협상을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연합뉴스

◆일본에 예외 안 두는 미국

 

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측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의 제2차 관세 협상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발동한 추가 관세를 모두 철폐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미국 측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일본에 부과한 상호관세 중 모든 나라에 일률적으로 적용한 10%를 제외한 14%만 협의할 수 있다고 맞섰다. 미국은 게다가 14%를 ‘제로’(0)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협의에 따라 부분적으로 인하하거나 7월9일까지인 적용 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만 검토할 수 있다며 일본을 압박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수입 자동차·부품,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부과한 25% 관세와 일본에 적용한 24% 상호관세 중에서 일본이 철폐에 사활을 걸고 있는 자동차 관세는커녕 상호관세 추가분 14%의 철폐조차 불가능하다고 못 박은 것이다.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으로부터 2차 협상 결과를 보고받고서 “여전히 일치점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는데, 지난달 중순 시작된 미·일 논의가 사실상 원점을 맴돌고 있었던 셈이다. 교도는 “일본에는 매우 혹독한 내용”이라며 “(미국이) 일본을 예외로 취급하지 않는 태도가 선명해서 이달 중순 이후로 예정된 집중 교섭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더욱이 일본 정부는 협상에서 운신의 폭도 좁아진 상태다. 자동차 안전기준 완화, 미국산 농수산품 수입 확대 등을 교섭 카드로 준비 중이지만, 쌀 수입에 관해서는 자민당 내 반대가 더욱 강해지고 있어서다. 자민당 2인자인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은 최근 정부 측에 “자동차 관세 인하 등을 위해 농림수산품을 희생시키는 교섭 방침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당내에서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쌀에 손대면 자민당 정권이 쓰러진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전했다.

 

◆한·일·아세안에 손 내미는 중국

 

동맹과 적을 가리지 않은 트럼프 정권의 전방위적 관세 부과로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은 한국, 일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장관)은 지난 4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세안+3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현재 세계화는 역류하고 있으며,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의 증가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이 거시정책 공조 강화, 무역·투자관계 심화, 생산 및 공급망 안정 수호를 위해 역내 파트너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4일 오전(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한일중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 부총재,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 최지영 기획재정부 차관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함께 회의에 참석한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불확실한 세계 환경 속에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아시아금융안전망)를 강화하고 미국의 관세 인상에 맞서 지역 경제가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화난이공대학 공공정책연구소 궈하이 연구원은 SCMP에 “이번 회의는 아세안과 중국, 일본,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지키려는 공통된 열망을 반영한 것”이라며 “중국은 앞으로 아세안에 시장을 더 개방해 미국 소비시장에서 발생한 손실을 상쇄하고 아세안의 산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일본, 한국과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교 50주년을 맞은 유럽연합(EU)을 향해서도 마찰과 이견을 적절히 해결하고 상호 신뢰를 증진하자는 메시지를 내놨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보낸 수교 50주년 축전에서 “중국과 EU는 글로벌 전략 동반자이자 다극화를 이끄는 양대 역량, 세계화를 지지하는 양대 시장, 다양성을 제창하는 양대 문명”이라며 “다자주의를 견지하면서 공평·정의를 수호하고 일방적 괴롭힘에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축전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자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사실상 겨냥한 메시지가 포함됐다는 분석이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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