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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시의원들 방대한 시정질문 해 놓고 오라 가라’에 공무원들 업무가중 호소

입력 : 2025-05-06 11:27:10 수정 : 2025-05-06 11: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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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5건 시정질문 중 274건 서면답변 처리, 실질 토론 불가
1년에 2회 시정질문 못 박아 놓고 방대한 자료요구, 직원들 업무가중 호소
이번 시정질문 26명 시의원중 12명은 자료만 요구하고 직접 질문조차 안해

충남 천안시의회 의원들의 방만한 시정질문으로 시청 공무원들의 업무효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6일 천안시와 천안시의회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279회 임시회 시의원들의 시정질문 건수는 모두 315건이다.

천안시가 지난달 천안시의회 제279회 임시회에 제출한 2권의 시정질문 답변서, 시의원들은 이 답변서 외에도 개별로 추가서면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천안시의회 27명 의원 가운데 김행금(국민의힘) 의장을 제외한 26명 시의원 전원이 시정질문에 나섰다. 시정질문은 지난달 24일부터 휴일을 제외하고 5일 동안 진행됐다.

 

시의원 1명당 배정된 시정질문 시간은 40분으로 이번 시정질문 회기 5일동안 시정질문 315건을 소화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시의원들은 이중 274건(86.9%)을 서면답변으로 대체했다.

 

A의원은 시정질문 33건을 요구한 뒤 33건 모두 서면답변 처리했다. 시의원 26명 중 자신의 요구한 시정질문 모두를 서면답변으로 처리한 의원은 A의원 포함해 무려 12명이다.

 

일부 시의원들은 “박상돈 천안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궐위상태가 됨에 따라 서면답변 건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273회 임시회 시정질문 자료를 분석한 결과, 모두 292건 시정질문 중 204건(69.8%)을 서면답변으로 처리했다. 같은해 4월 268회 임시회 역시 249건 시정질문 중 155건(62.2%)이 서면답변이었다. 최근 3차례 진행된 임시회 시정질문 모두 전체 시정질문 중 상당수를 서면답변으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궐위로 인해 서면답변 건수가 늘어났다는 말은 허울좋은 변명일 뿐, 기존에도 이미 방대한 시정질문지를 집행부에 보내고 사전·사후에 따로  담당 실·국·팀장들을 따로 불러들이는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천안시의회 전경.

천안시의회는 많은 지방의회가 1년에 1회 시정질문 임시회를 여는 것과 달리, 1년에 2회로 정기 시정질문을 못박아 놓고 경쟁적으로 시정질문을 쏟아 내고 있지만 실질적인 토론이나 질의응답 진행은 비효율적이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집행부 관계자는 “민원처리에 산불감시 업무가 추가되면서 방대한 양의 시정질문 답변서를 제출하기까지 시간이 촉박해 사정을 설명하고 서면답변 제출 기한이라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회의규칙이 정한 기한(10일) 내에 제출하라는 꾸지람만 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다수의 시청 공무원들은 “시정질문 내용에는 예리한 지적과 검토 개선해야 할 내용들도 있지만, 상전행세를 하며 권세를 부리는 듯한 자료요구와 의원실로의 수시 호출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집행부 관계자는 “수원시 등 천안시와 비슷한 인구 규모 기초의회 대부분이 수시로 시정질문을 운영해 집행부와 소통하고 있다”며 “집행부와의 효율적인 소통과 협력을 도모하고,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정활동을 위해 시정질문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의원들은 “시의원들의 자료 요구는 시민을 대변하고 집행부를 견제하기 위한 본연의 역할”이라는 입장이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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