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60대 이상 노년층의 전체 카드 소비는 줄어든 반면,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는 상위 20% 소비자는 지출을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온라인 쇼핑,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외모 관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전통적으로 젊은층 소비 영역으로 인식된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소비 행태를 보였다.
5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60세 이상 고객 가운데 카드 이용금액 상위 20%를 ‘액티브 시니어’로 분류하고, 이들의 소비 패턴을 같은 연령대 일반 고객과 비교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일반 시니어의 월평균 카드 이용액은 2022년 6∼11월 53만원에서 2024년 같은 기간 41만원으로 22.6% 감소했다. 반면 액티브 시니어는 같은 기간 161만원에서 177만원으로 10%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액티브 시니어의 55%는 60~64세로, 일반 시니어(38%)보다 평균 연령이 낮다”며 “고물가 상황에서도 소비를 이어가는 성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종합몰에서의 소비는 격차가 더욱 두드러졌다. 액티브 시니어의 이용 건수는 2년 전보다 76%, 이용 고객 수는 39% 늘었다. 인당 이용금액도 23만7000원에서 25만5000원으로 8% 증가했다. 반면 일반 시니어는 이용 건수가 13%, 이용 고객 수가 7% 늘어나는 데 그쳤고, 인당 이용금액은 16만5000원에서 13만원으로 21.2% 감소했다.
오프라인 소비에서도 차별화된 양상이 이어졌다. 지난해 6∼11월 기준 액티브 시니어의 H&B 스토어 인당 이용액은 3만6천원, 저가 생활용품숍은 1만5000원으로 각각 일반 시니어보다 6000원, 2000원 많았다. 이용 건수 증가율 역시 H&B 스토어는 13%, 저가 생활용품숍은 36%로, 일반 시니어의 1%, 23%를 크게 웃돌았다.
외모 관리 영역에서도 액티브 시니어의 미용실 이용 건수는 2년간 27% 늘었고, 성형외과·피부과 20%, 피부관리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 시니어는 각각 13%, 11%, 6% 증가하는 데 그쳤다.
OTT 콘텐츠 소비에서도 차이는 뚜렷했다. 일반 시니어의 유료 OTT 서비스 이용 건수는 11%, 이용금액은 8% 감소했지만, 액티브 시니어는 각각 9%, 1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액티브 시니어는 감각 소비, 자기 관리, 디지털 콘텐츠 등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연령대는 같지만 생활방식과 소비 성향의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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