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앞두고 한 추기경이 흔치 않게 공개적으로 ‘교황 포기’를 선언해 이목을 끌었다.
프랑스 BFM TV 등은 이탈리아 일간지 일메사제로를 인용해 모로코 라바트 대주교이자 스페인 국적의 크리스토발 로페스 로메로 추기경이 3일(현지시간) 이런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로메로 추기경은 “나는 교황이 될 아무런 야망이 없다. 그런 역할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내가 교황으로 선출되면 시칠리아로 도망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으로 선출되는 추기경은 그 직분을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도망가겠다는 그의 말은 진심을 담았을지라도 농담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도 선출시 직분을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 진담은 뒤이어 나왔다. 그는 “교황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권력에 목마른 것”이라며 성직자의 권위에 대한 욕심을 비판했다.
프랑스 매체 우에스트프랑스는 로메로 추기경이 차기 교황 유력 후보군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콘클라베를 앞두고 나온 이례적인 공개 포기 선언이라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제267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는 7일부터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시작된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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