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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시집간 딸이 밤잼 보내라고”… 北, 김정은표 지방공장 띄우기 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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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04 18:08:36 수정 : 2025-05-04 18: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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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지방공업공장이 세워진 함경남도 성천군의 주민들이 “한 아름이 넘게 받아안은 (새 공장의) 갖가지 제품들 속에 밤단졸임(밤잼), 밤정과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 정말 뭉클했다”고 말하며 기뻐했다고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이 4일 보도했다.

 

성천군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점사업인 ‘지방발전20×10정책’에 따라 지방공업공장이 처음으로 준공된 곳으로 맛이 단 밤이 특산품으로 꼽힌다. 북한이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과 내년 1월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김정은표 정책’을 선전하며 민심을 다잡는 데 애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새롭게 건설된 지방공업공장들에서 생산된 제품을 언급하며 인민들이 감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신문은 성천읍에 사는 한 할머니가 “평양에 시집간 딸로부터 밤단졸임과 밤단묵(밤젤리), 밤단졸임겹과자(밤잼샌드)를 좀 보내달라는 간청을 받았다”면서 성천군 식료공장 지배인을 직접 찾아갔다고 보도했다. 또 “타고장에서 오는 사람들은 누구나 상점에 들 성천군의 밤 제품을 꼭꼭 찾곤 해 봉사자(판매원)들은 그 수요를 미처 충족시키기 어려워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성천군식료공장 지배인은 “지난해에 밤을 20t 저장해놓으면서 이만하면 올해의 원료로 충분하리라 생각했댔는데 두달만에 벌써 6t 소비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방공업공장에서 특산물을 가공해 만든 제품이 전국적인 인기를 끌며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의 ‘지방발전20×10정책’을 추켜세우기 위한 보도로 보인다.

 

평양에 사는 언니에게 줄곧 생활용품을 부탁한 여동생이 고향인 평안북도 구장군에 지방공업공장이 세워진 이후로는 언니로부터 역으로 “(공장에서 만든) 빨래비누를 몇 장 사서 보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소개됐다. 지방공업공장 건설이 평양과 지방의 불균형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려는 의도가 여실히 느껴지는 보도다. 지방공업공장에서 생산한 된장 덕분에 시부모의 입맛을 맞출 수 있게 돼 고민을 털었다는 개성시 장풍군의 며느리 이야기도 보도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새롭게 건설된 지방공업공장들에서 생산된 제품을 언급하며 인민들이 감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평양 시민들의 반응을 빌려 ‘지방발전20×10정책’의 성과를 띄우려는 모습도 보였다. 신문은 지난달 22∼26일 개최된 ‘20개 시, 군 지방공업공장 제품품평회’에 참석한 평양 시민들이 “질이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다”, “지방 제품을 대하는 느낌이 전혀 없다”, “이런 특산품들이 앞으로 일떠서는 200개 시, 군에서 다 나오게 된다고 생각해보니 머지않아 우리 생활이 얼마나 풍성해지랴” 등의 호평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지방공업공장이 새롭게 건설될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도 전했다. 지난 2월 착공식이 열린 강원도 철원군의 한 여성은 “모든 부러움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머지않아 성천군이 우리 철원군을 부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지방발전20×10정책’은 매해 20개 시·군에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10년 이내에 모든 지역 인민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책으로 김 위원장의 대표적인 역점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2월 성천군에서 첫 착공식을 시작한 후 지난 2월부로 총 20개의 지방공업공장을 완공하며 첫해 목표를 달성했다. 현재 함경남도 신양군, 황해북도 곡산군, 평안북도 대관군 등지에서 두 번째 해 지방공업공장 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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