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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아기”…‘590g’ 유준이, 건강하게 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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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05 05:05:00 수정 : 2025-05-05 13: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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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주 3일만에 태어나 어린이날 앞두고 집으로
590g 아기, 5개월만에 3.58kg으로 건강히 퇴원
초극소미숙아로 태어났던 유준이의 병실 안 백일사진(왼쪽)과 퇴원 후 사진. 유준이 어머니 제공

임신 5개월 때였다. 갑자기 배뭉침이 생겼다. 혹시 몰라 병원을 찾았는데 바로 입원, 고위험산모실에 들어갔다. 조산 위험이 커서다. 엄마는 자궁수축억제제를 투여받으며 아기를 3~4일이라도 몸에 더 품었다.

 

유준군 어머니는 3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입원 생활동안 불안한 마음으로 찾아본 인터넷에는 22주에 출산한 아기의 생존율은 극히 낮다는 얘기뿐이었다”며 “응급제왕에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아기가 생존하리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더 이상 못 버티고 보내줘야 하나 싶어서 절망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30일 유준이는 그렇게 남들보다 일찍 세상의 빛을 봤다. 임신 22주3일차, 고작 590g 몸무게의 ‘초극소미숙아’다. 태아가 산모의 자궁 안에서 성장하는 정상기간은 40주 내외. 임신 기간이 짧을수록 생존율이 낮아진다. 특히 24주 미만에 출생한 아이의 경우 생존이 희박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적극적인 소생술을 하지 않을 정도다.

 

유준이의 신생아중환자실 입원 첫 날 모습. 서울성모병원 제공

 

유준이도 몇 번의 고비가 있었다. 덜 자란 폐 때문에 자가호흡이 어려워 무호흡증이 자주 찾아왔다. 유준이 어머니는 “면회가면 산소포화도 기계에서 끊임없이 경고 알람이 울려 의료진들이 달려오시고 해서 면회 가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나중엔 혼자 호흡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고 회상했다.

 

부모의 걱정과 달리 아이는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아기 몸무게가 1.8kg이 넘어 인큐베이터 뚜껑을 열고 나오는 날, 엄마는 곧 퇴원할 순간도 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유준이 어머니는 “아기가 없는 산후조리원에서 큰 상실감과 우울감을 느꼈지만, 꼬박꼬박 모유를 전달하며 아이와 연결됐다는 안정감과 유대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임신 22주3일차에 태어난 유준이가 건강하게 퇴원 후 집에서 자고 있는 모습. 유준이 어머니 제공

 

유준이는 어린이날을 앞둔 4월30일 5개월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몸무게는 590g에서 3.58kg으로 부쩍 컸다. 오문연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산전부터 위험 요인이 많아 걱정이 많았고 병실에서 위급했던 순간도 많았지만, 부모님의 사랑과 의료진들의 헌신 덕분에 무사히 자란 것 같다”며 유준이의 건강을 기원했다.

 

유준이 어머니는 “24시간 밤낮없이 아이를 돌봐준 의료진에 죄송스럽고 감사하다”며 “유준이가 태어나서 처음 맞는 어린이날은 하루종일 실컷 안아주고 먹이고 재우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려고 한다. 이런 육아 생활이 저희에게는 특별함이자 큰 선물”이라고 했다. 그는 “작게 태어났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큰 아이로 성장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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