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신규가입 중단 “최상위권 시장 지위 하락 가능성”
반사이익 KT 5일·LGU+ 4일 연속 상승, 52주 신고가
SK텔레콤이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주가가 폭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SKT 해킹 사고가 처음 알려진 지난달 22일 SKT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억5000만원이었으나 일주일여 뒤인 30일에는 119억5000만원으로 319.43% 급증했다. 주식 수로는 같은 기간 5만6816주에서 23만6325주로 늘어났다.

신용융자 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날은 지난달 30일로, 이날 하루에만 잔고가 약 95억원 불어났다.
앞서 29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서 SKT 주가는 장중 5만2600원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2차 피해 우려가 커진 28일에는 6.75% 급락했다.
이처럼 SKT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단기 저점을 찍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현금을 융자받아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이다. SKT가 바닥을 치고 다시 기계적 반등을 하면 차익을 실현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근로자의 날로 주식시장이 휴장했던 이달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T에 대해 신규 가입자 모집을 전면 중단하도록 행정 지도하고, 가입자 해지 위약금 면제를 검토할 것을 주문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SKT는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5일부터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한다. 지난달 28, 29일 약 7만명의 가입자가 순감한 SKT로서는 신규 가입자 유치까지 막히게 되면서 당분간 시장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치권에서도 SKT 해킹 사태를 다루는 별도 청문회를 추진하는 등 악재가 잇따르자 지난달 30일 하루 ‘반짝’ 반등했던 SKT 주가는 2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전장 대비 1.10% 내린 5만3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반사 수혜가 기대되는 KT와 LG유플러스는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KT는 장중 4.25% 오른 5만4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5만3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LG유플러스도 1.91% 오른 1만2250원으로 역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끝에 1.41% 오른 1만21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KT는 5거래일 연속, LG유플러스는 4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유심 정보 유출사고 여파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유영빈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신규 가입자 모집이 중단된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이 지속될 경우 SK텔레콤 신용도를 지지하고 있는 최상위권의 무선통신서비스업 내 시장 지위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가입자 기반 약화, 점유율 유지를 위한 마케팅 비용 지출 확대는 유심 교체 비용, 과징금 부과보다 신용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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