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의 전설’로 알려진 워런 버핏(94)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연말 은퇴한다. 후임은 그레그 아벨 부회장이다.
뉴욕타임스(NYT), AFP통신에 따르면 버핏은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올해 말까지 그레그가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할 때가 왔다"며 이같은 의사를 밝혔다.
이날로 60번째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한 그는 "나는 여전히 주변에 머물며 가끔 유용할 수 있지만, 운영, 자본 배분 등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그레그가 가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버크셔 지분의 14%(약 1640억 달러)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그는 회장직은 유지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애플의 팀 쿡 등이 참석했다. 메타 CEO인 마크 저커버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버핏은 지난 2021년 아벨이 자신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 출신인 아벨은 2000년 버크셔가 미드아메리칸 에너지를 인수했을 때 합류했다.
버핏과 함께 물러나는 버크셔의 로널드 올슨 이사는 CNBC에 "그레그는 준비가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며 2023년 사망한 버핏의 사업 파트너인 찰스 멍거처럼 버핏이 아벨에게 소중한 조언자로서 역할을 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버핏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무역은 무기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역은 전쟁 행위가 될 수 있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어 그는 "번영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한 나라의 성공이 다른 국가의 손실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양측 모두 번영할 수 있고 세계가 번영할수록 미국이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75억 명이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데 당신을 따르는 3억 명 정도가 자신들의 성과를 자랑하는 것은 큰 실수"라며 한 나라가 우월성을 주장하며 세계 나머지를 모욕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1960년대에 중형 직물 기업이던 버크셔를 인수해 현재 시가총액이 1조 달러가 넘는다.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3477억 달러(약 487조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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