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려 100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에서 공용 비품이 자주 사라지자 결국 지급을 중단하고 나섰다.
일부 입주민은 사우나에서 무려 빨래를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레미안 원베일리는 지난 3월 커뮤니티 시설 사우나 앞에 ‘사우나 공용품 중단 안내’ 팻말을 세웠다.
내용은 “입주자 대표회의 의결에 따라 재고 소진 후 비누, 치약을 제외한 나머지 물품은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초 사우나 내에는 치약, 비누, 샴푸, 로션 등이 배치돼 있었다.
갑작스럽게 사우나 비품을 치우게 된 데는 일부 몰지각한 주민들이 원인이 됐다.
입주 초반 한달에 150만원이었던 샴푸 등 공용품 비용이 최근 300만원으로 갑자기 증가한 것도 입주민들이 지급 중단으로 뜻을 모으게 된 이유다.
입주민 단체 채팅방에서는 “빈 통 가져와서 샴푸, 바디워시를 펌프질해 가는 사람이나 봉투에 빨래 담아와서 샴푸, 바디워시로 빨래해 가는 사람들을 보면 없애길 잘했다 싶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관리업체 관계자는 “일부 입주민이 공용품을 집에 가지고 가는 사례가 반복됐고, 또 다른 주민들은 개인 용품을 가지고 와서 공용품이 쓸모가 없다는 민원도 있었다”면서 “관리비용 절감 방안 차원”이라고 전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대 당 한 달에 단돈 1000원만 더 내면 되는데, 이 비용을 아끼겠다고 일부 주민의 편의를 무시하는 게 고급 주거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 비품 도난 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2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내 마련된 여자 사우나에서 고가의 헤어드라이어가 여러 차례 도난당해 논란이 일었다.
아파트 관리소 측이 공개한 헤어드라이어 현황에 따르면 남자 사우나와 여자 사우나에 최초 설치된 헤어드라이어는 각각 33개, 44개였다.
그러나 남자 사우나는 최초 설치했을 때와 변함없었지만 여자 사우나는 7개가 도난당했고 6개는 수리 중으로 남은 건 31개였다. 헤어드라이어는 약 50만원에 판매되는 고가 모델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같은 해 1월 강남의 한 레미안 아파트에서는 남이 쓰던 비누를 챙겨간 사례도 있었다.
해당 아파트는 주민편의를 위한 시설로 사우나가 있었고 이에 많은 입주민이 자유롭게 이용해 왔는데, 유독 여성 사우나에서만 비누가 끊임없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해 비누를 챙기지 않은 다른 입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문제는 계속됐고 결국 관리소는 입주민 대상 전체 공지를 통해 ‘여탕 비누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알렸다. 반면 남성이 이용하는 곳은 정상 공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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