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정부 차원의 기후변화 보고서를 작성하는 연구진을 전부 해임했다고 미 CNN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국가기후평가 보고서 작성에 관여하는 연구진을 포함해 400명 정도의 관련 인력이 최근 모두 해임됐다.

이 보고서는 4년마다 의회에 제출하도록 의무화된 것으로 정부 기관 소속 과학자와 외부 연구진이 함께 작성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과 위험, 정부 대응 등을 망라한 포괄적 보고서로, 이번에 해임된 연구진은 2027년 6차 보고서 발간을 준비 중이었다.
이에 따라 국가기후평가 보고서 발간이 중단되거나 그간의 기후위기 대응 기조에 역행하는 별도의 보고서가 나올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4차 보고서가 나오기는 했지만, 보고서 작성은 주로 전임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뤄졌으며 당시 연휴인 추수감사절 다음날 보고서를 발표해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기후위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파리기후협정에서도 탈퇴한 바 있다.
더스틴 멀베이니 새너제이 주립대 교수는 "이 보고서가 나오지 않으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극단적 날씨와 산불, 해수면 상승 등에 대한 대비가 줄어들게 된다"고 우려했다.
미드 크로스비 워싱턴대 교수도 보고서가 제대로 나오지 않게 되면 지역사회가 기후변화의 위험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능력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면서 의회에서 제출을 의무화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워싱턴DC에 있는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이사 가운데 바이든 정부에서 임명된 이들도 해임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 바이든 행정부에서 각각 백악관 비서실장과 백악관 국내정책위원장을 지낸 론 클레인과 수전 라이스가 포함됐다.
유대인인 엠호프는 "홀로코스트를 기억하고 교육하는 것이 정치화돼서는 안 된다"면서 "역사상 최악의 잔혹 행위를 동원해 틈을 벌리는 것은 위험하고 나치에 목숨을 잃은 600만 유대인의 명예를 더럽히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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