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입의 특징 중 하나는 전년보다 ‘기회균형선발’이 늘었다는 것이다. 사회통합전형인 기회균형선발은 모집인원이 전체 대입의 10% 남짓에 불과하지만, 기초생활수급자나 농어촌 지역 학생 등으로 지원자격이 제한돼 경쟁률이 다소 낮은 편이어서 자격을 갖춘 학생이라면 그 기회를 살리는 것이 좋다. 29일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가 2026학년도 기회균형선발에 대해 정리했다.
◆전년보다 776명 증가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에 따르면 2026학년도 기회균형선발 모집인원은 3만8200명으로, 전년보다 776명 늘었다. 수시 증가 인원은 558명, 정시 증가 인원은 218명이다.
유의할 점은 수시 선발 인원 증가는 만학도(성인학습자) 전형 증가의 영향이란 것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는 “고3 학생이나 최근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수험생들의 기회는 오히려 감소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학도 전형을 제외하면, 수시에선 ‘기회균형 선발 대상자(통합)’에서 선발 인원이 35명 늘었다. 반면 ‘농어촌·도서 벽지 학생’, ‘기초생활수급자 등’, ‘특성화고교 졸업자’ 등은 전년 대비 선발 인원이 감소했다.
정시에서는 ‘기회균형 선발 대상자(통합)’와 ‘농어촌·도서 벽지 학생’ 유형에서 선발 인원이 늘었다.

◆기회균형 선발 대상자(통합)
수시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유형은 ‘기회균형 선발 대상자(통합)’로, 기회균형 지원자격 중 2개 이상의 지원자격을 선택해 학생들을 통합 선발하는 전형이다. 기본적으로 국가보훈 대상자나 농어촌 학생, 저소득층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 지역 대학은 대부분 해당 전형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고, 강서대·덕성여대·명지대·서경대·한국성서대만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선발한다.
학생부종전형으로 선발하는 대학은 일반 전형과 유사하게 서류 100%로 학생을 선발하거나 단계별 전형으로 1단계에서 서류 100%로 모집 정원의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면접을 치르기도 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는 “수험생 중에는 일반 전형과 기회균형 전형에 중복 지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면접 일정 등이 다른 전형과 겹치는 경우 중복 지원을 금지하는 대학들이 있으므로 이를 잘 살피고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농어촌·도서 벽지 학생
정시에선 ‘농어촌·도서 벽지 학생(이하 농어촌학생)’ 유형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농어촌학생 전형의 지원자격은 2가지 유형으로 부여된다. ‘유형 1’은 농어촌 지역 중∙고 6년 과정을 이수하고 해당 재학 기간 동안 본인과 부모 모두 농어촌 지역에 거주한 자고, ‘유형 2’는 농어촌 지역 초∙중∙고 12년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해당 재학기간 동안 본인이 농어촌 지역에 거주한 자가 대상이다.
많은 대학이 두 유형 모두 선발하지만, 국민대나 서울여대처럼 하나의 지원자격만 인정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 역시 꼼꼼히 살피고 지원해야 한다.
수시 농어촌학생 전형은 기회균형(통합) 전형 다음으로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다만 서울 지역 대학은 별도의 전형으로 선발하지 않고 기회균형(통합)의 지원자격 중 하나로 취급하는 경우도 많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는 “서울 지역 대학 진학을 꿈꾸고 있다면 수시보다는 정시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시에서는 국민대(100명), 중앙대(139명), 성균관대(81명) 등이 농어촌학생 전형으로 비교적 많은 인원을 선발하고 있다.
◆기회균형선발, 무조건 유리할까
기회균형선발은 지원자격이 제한돼 상대적으로 입시 결과가 낮게 형성되는 편이다. 숭실대가 발표한 2025학년도 정시 입시 결과를 살펴보면, 일반 전형 최종등록자의 수능 백분위 평균(국·수·탐)은 84.46이었지만 농어촌학생전형은 76.42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다만 경쟁률은 일반 전형이 5.86 대 1, 농어촌학생전형이 7.85 대 1을 보여 농어촌학생전형의 경쟁이 더 치열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는 “선발 인원이 적은 만큼 변수도 커서, 2023학년도 경희대 정시에서는 행정학과 농어촌학생전형의 70% 컷이 일반 전형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적은 선발 인원으로 인해 변수가 크기 때문에, 대학 지원 시 모두 기회균형선발로 지원하기보다는 일반 전형과 적절한 비율로 섞어 지원해야 하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기회균형선발은 전체 선발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다소 낮은 경쟁력으로 선호도 높은 대학에 도전해 볼 좋은 기회가 된다”며 “서울 지역 대학은 주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과 정시 위주로 선발하기 때문에 일반 전형을 준비하면서 기회균형선발을 함께 지원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우 소장은 “다만 대학마다 선발 유형이 다르고 전체 모집단위에서 선발하지는 않으므로 지원 가능한 대학·모집단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일반 전형과 기회균형 비율은 2:1이나 1:1 정도로 염두에 두고 준비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