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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고교 흉기난동’ 가해학생, 지나가던 시민까지 공격… 가방엔 흉기 가득

입력 : 2025-04-28 18:57:30 수정 : 2025-04-28 23: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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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고교서 흉기 난동… 6명 부상

자녀 등원 중인 차까지 다가와 범행
특수학급 배치됐다 올 일반 학급에
“흉기 소지 관리 미흡” 학부모 불안

학교, 사건 2시간반 만에 안내 문자
일각 교육당국 ‘늑장대처’ 지적 일어
충북교육감 “신속 대응조치 마련”

“한 학생이 운전석 뒷좌석 유리창을 두드려서 운전석 창문을 내렸더니 멍하니 쳐다보더니 흉기를 들더라고요. (아이들이 타고 있는 좌석 쪽의) 뒷문을 열어줬으면 큰일 났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교생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28일 충북 청주시 한 고등학교에서 경찰관들이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28일 충북 청주시 한 고등학교 흉기 난동 사건의 피해자인 임모(43)씨는 이같이 말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임씨는 이날 오전 차량으로 유치원 등에 자녀 2명을 등원시키는 과정에서 흉기난동 사건 가해자인 A(18)군과 맞닥뜨렸다. 임씨는 “아이들을 등원시키는 과정에서 해당 고교 인근에서 도로가 밀려 서행 중이었는데 그 학생이 다가와 차를 두드렸고, 무슨 일인가 싶어 창문을 열었더니 아무 말 없이 내 얼굴을 찌르고 달아났다”고 전했다.

 

A군은 지적장애 특수교육대상자이지만 학부모의 의지에 따라 일반학급에서 수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애복지카드(장애등급)는 없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가 일반학급에서 공부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군은 지난해 고교에 입학해 특수학급에 배치됐다가 2학년이 되는 올해 2월 일반학급으로 재배치됐다. A군이 왜 이번 사건을 벌였는지는 조사 중이다. 교육당국은 가해자가 평소 학급 내에서 난동을 피우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A군에 대한 상담일지 등은 개인정보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8일 충북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청주 모 고교 흉기 난동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이 사안 경과, 피해 현황,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말하고 있다. 뉴시스

가방에 범행에 사용한 도구 이외에도 흉기가 추가로 있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학교와 교육당국은 현실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예상하기 어려웠고 소지품 검사를 할 상황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소지품 검사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학내 질서를 해칠 수 있다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을 경우 할 수 있고, 동의하지 않을 경우엔 교장이나 교감이 입회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당국의 ‘늑장대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사건 발생은 오전 8시30분쯤이었지만 학교 측이 학부모에 안내문자를 발송한 시각은 2시간30여분 후인 오전 10시52분이었다. 학교 측은 학교운영위원장 등에게 전화로 사건 소식을 전한 뒤 충북도교육청과 협의 등을 거쳐 학부모들에게 안내문자를 보냈다고 해명했다. 학교는 또 29일부터 예정된 중간고사를 일정 변경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 지역 교사는 “수업시간이라 학생들이 목격하거나 인지하지는 못했고, 가해자가 도주해 추격하는 과정에서 안내문자 발송이 늦어질 수는 있다고는 하지만 상황이 시급한 만큼 신속한 대응이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28일 학생 흉기 난동이 발생한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소방 당국 등이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부모들은 불안하면서도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학부모로부터 사건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신모(55)씨는 “아이들이 연락이 없어 단체 메신저 방에서 부모들이 불안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염모(51)씨는 “비장애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학생이 학교에 흉기를 들고 왔는데 관리가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충북지역 교사는 “학생을 보호해야 하는 교사가 위해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학생 관리는 물론 교권보호정책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사건 전후를 면밀히 살펴 원인과 모든 사안을 철저히 분석해서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조치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윤교근·강은선·소진영·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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