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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떠난지 24년, 한·일 애호 상징돼”…‘의인 이수현’ 모친 日 훈장 축하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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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16 21:17:33 수정 : 2025-04-16 21: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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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양국 우호의 일인자가 되고 싶다던 아들의 희망은, 우리 곁을 떠난지 24년이 지난 지금 양국 애호의 상징처럼 되었습니다.”

 

2001년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26세 나이로 생을 마감한 ‘의인’ 고 이수현씨 어머니 신윤찬(75)씨는 16일 도쿄 지요다구 한 호텔에서 열린 일본 정부 훈장 서훈 축하모임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 2월 한·일 양국이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남산 서울타워와 도쿄타워에서 동시에 진행한 점등 행사에 참석한 기억을 떠올리며 양국 우호의 발전을 기원했다.

2001년 일본 도쿄에서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생을 마감한 이수현씨의 모친 신윤찬씨가 16일 도쿄에서 열린 욱일쌍광장 수훈 축하 모임에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신씨는 남편과 함께 양국 국민으로부터 받은 성금으로 장학기금을 마련, 일본으로 유학 온 아시아 출신 학생들을 돕고 있다. 아들 이름을 딴 ‘LSH아시아장학회’의 지원을 받은 유학생은 지난해 기준 1200명에 달한다. 현재 이 장학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신씨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일본 정부로부터 욱일쌍광장(旭日双光章)을 받았다. 2019년 작고한 남편 이성대씨가 2015년 같은 훈장을 받은 지 9년 만이었다.

 

이날 축하회에서 신씨는 “이 상은 제 개인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장학회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을 제가 대표로 받은 것”이라며 “아무리 귀한 보석도 잘 갈고 닦아야 빛나는 것처럼 장학회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이 같은 결실을 맺었다”고 공을 돌렸다. 

 

고 이수현씨의 유지를 알리기 위해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가케하시’(架橋·가교)의 주요 장면 상영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는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한의원연맹 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16일 도쿄에서 열린 의인 고 이수현씨 모친 신윤찬씨의 욱일쌍광장 수훈 축하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고인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감상하고 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박 대사는 김현숙 도쿄총영사가 대독한 축사에서 “(신윤찬)여사님께서는 깊은 슬픔 속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가교가 되고 싶다는 자식의 뜻을 기리며, 한·일 양국 우호 증진 및 청년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셨다”며 “신 여사님의 이러한 활동은 양국 미래세대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고 했다.

 

스가 회장도 대독 축사를 통해 “한·일은 연간 1200만명이 넘는 양국 국민이 왕래하는 양호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한·일 간 가교가 되기를 희망했던 이수현씨의 헌신적인 용기, 자식의 뜻을 이어받아 한·일 청소년 교류에 힘쓰신 이성대·신윤찬씨 부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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