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불경기, 음주 문화 변화 등으로 인해 가장 대중적 주류인 와인의 글로벌 소비량이 6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이 주도한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 충격으로 인해 소비량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와인기구(OIV)는 이날 와인의 2024년 전 세계 판매량이 2억1420만 헥토리터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 감소한 수치로 1961년 이후 가장 낮은 판매량이다.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와인 가격 상승과 불경기로 인한 기호품 소비 축소가 와인 소비 부진으로 이어졌다. OIV는 현재 소비자들이 2019~20년보다 와인 한 병에 약 30%의 비용을 더 지불하고 있다면서, 전체 소비량이 그 이후 12%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도 생산량 불균형 등으로 이어졌다. OIV는 일부 지역에서는 평균 이상의 강우량이, 또 다른 지역에서는 가뭄 등이 이어지며 생산량이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적인 와인 생산국 프랑스의 경우 생산량이 23% 감소한 3610만 헥토리터로 195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와인 생산량도 폭염으로 인해 17.2% 감소한 211만 헥토리터를 기록했다.
OIV의 통계 책임자인 조르지오 델그로소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이 와인 가격 불균형을 초래해 업계에 “또 다른 폭탄”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여기에 건강에 대한 우려로 음주 문화가 변화한 것도 다수 국가에서 와인 소비가 감소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OIV는 “단기적인 경제 및 지정학적 혼란 외에도 와인 소비 감소에 기여하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요인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포도주산업 축소가 구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했다. 프랑스 와인업계 관계자는 “음주가 세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축제처럼 술을 마시지 않으며, 특히, 젊은이들은 부모세대보다 술 소비량이 적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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