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 308곳…지방 54%·수도권 46%
청약 경쟁률, 지방 7대1·수도권 71대 1
주택 시장 침체 속 청약 쏠림 현상 뚜렷
지방 악성 미분양 쌓여… 입주율도 최저
“지방 다주택자 대출 완화 등 대책 필요”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와 불확실성 지속으로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려는 움직임이 늘면서 수도권으로의 청약 쏠림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최근 15개월간 수도권 평균 청약 경쟁률은 지방보다 10배 높았다. 지방 주택시장 한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도권·지방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분양 단지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분양 단지 308개 중 지방이 53.6%(165개), 수도권은 46.4%(143개)를 차지했다.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더 많은 단지가 분양됐으나 청약 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된 모습이다. 수도권의 경우 평균 청약 경쟁률이 71.4대 1을 기록한 반면 지방은 7대 1 수준에 그쳤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는 “지방 부동산 경기침체와 맞물려 (지방 분양 물량) 상당수는 미분양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말 기준 다 짓고도 분양되지 않아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2만3722가구) 가운데 지방 물량이 81%(1만9179가구)에 달한다.
지방 아파트 입주율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집계한 3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59.8%로 전월 대비 10.6%포인트 하락했다. 수도권은 전월 대비 1.3%포인트 상승한 81.5%로 나타났지만, 비수도권은 13.2%포인트 급락한 55.1%로 관련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입주율을 기록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입주율차도 26.4%포인트로 역대 가장 컸다.
특히 대전·충청권(73.0%→51.7%), 제주권(75.7%→57.0%), 대구·부산·경상권(69.1%→58.3%) 입주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산연은 “이들 권역은 대출 애로와 공급 과잉에 따라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 하락이 지속하면서 입주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 속 공급을 수요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창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방 지역에서 인허가 이후에도 착공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착공 대기물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착공 대기물량의 착공 전환에 따라 향후 공급 증가가 예상된다”며 “인구 감소에 따른 수요 위축과 착공 대기물량 증가 등 지방 지역의 불리한 수급 여건을 고려하면 부동산 양극화 상황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향후 각종 외생변수 등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지속함에 따라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의 안전 자산 선호 심리로 수도권 분양시장으로 수요 쏠림 현상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수요 집중으로 인한 양극화 문제가 심화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산연 관계자는 “시장 불안 기조와 다주택자 규제로 매수세가 서울 및 일부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 현상 심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지방의 다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 세제 및 금융지원 등 지방 주택거래 수요 진작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