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명태균씨가 정치권을 향한 폭로를 예고하며 날을 세웠다.

명씨는 13일 페이스북에 “콜로세움 경기장 철장에 145일 갇혀있던 굶주린 사자가 철창문이 열려 경기장 한복판에 뛰어나와 서 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자신을 정치권력에 의해 갇혀있던 사자에 비유한 것이다.
그는 “저 멀리 들리는 군중들의 함성소리, 나를 내려다보는 짜르의 모습…!!!”이라며 “내 앞에 놓인 어떤 먹잇감을 먼저 물고 뜯어야 그들이 열광하고 환호할까. 내가 처한 처지가 그런 게 아닐까”라고 더했다.
그러면서 “그 누구도 나에게 거짓을 강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명씨는 과거 경남 창원을 중심으로 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하며 보수진영 정치인들과 교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을 위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전 시장과 오 시장은 부인했다.
명태균씨는 국회의원 공천을 대가로 서로 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지난해 11월 15일 구속됐다가 약 5개월 만인 지난 9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명 씨의 추가 폭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석방 다음 날부터 연이틀 검찰 조사를 받은 명 씨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 등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면서도 “한 일주일 정도 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렇고, 김건희 여사가 이렇고, 오세훈 시장이 어떻고 뭘 얘기할 건데”라고 한 바 있다. 사실상 추가 폭로를 예고한 것이다.
한편 2021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씨가 당시 국민의힘 부산시장에 출마한 박형준 후보를 여러 차례 만났다는 강혜경씨 주장에 대해 당사자인 명씨가 이를 부인했다.
명씨는 12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강혜경 '박형준, 명태균 찾아와 도움 요청???' 난 박형준 시장을 만난 적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명씨는 이어 “황금폰에 박형준 시장과 통화, 문자, 카톡, 입력된 휴대전화 번호도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도대체 몇번째냐? 검찰에 여러 번 말했다”고 박 시장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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