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 일체 언급 없어”
통상·민생 현안에 집중
‘1+1 시나리오’ 배후설도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6·3 조기대선의 변수로 급부상했다. 차기 정치 지도자 조사에 처음 이름을 올린 주말 무언의 행보를 이어가며 ‘대선 차출론’이 거세지고 있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13일 통화에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한 권한대행은 일체 말씀이 없다”며 “별도로 입장을 밝힐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당 경선 관련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은 주말과 내주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 경과보고를 받고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우리측 전략을 준비하는 등 통상현안과 민생현안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11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파병 중인 청해부대 44진 권용구 부대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중동 정세의 엄중함을 강조하고 부대원 안전 확보를 당부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통상업무로 볼 수 있지만, 유력 여론조사에서 대선 주자로 처음 언급된 날 나온 공식 일정이라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통상 대선주자들은 국군통수권자가 지녀야 할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군부대 방문 등의 일정을 진행한다. 차기 정치지도자를 묻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한 권한대행은 2%의 지지율을 얻었다. 주관식으로 진행되는 해당 조사에서 2021년 10월 이후 1% 이상을 기록한 인물은 18명에 불과하다.
한 권한대행이 대선주자로 몸집을 키우자 정치권에선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3선 성일종 의원은 “한 대행께서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며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출마를 촉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12일 자신의 대선 불출마 선언 당시 한 권한대행 출마론에 대해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분은 본인의 의지와 결단력이 중요하다”며 “한 대행 스스로 결단·의지로 임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경선에는 불참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단일화에 나설 것이란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인 5월4일 전까지만 국무총리직을 사퇴하면 대선 출마에는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은 한 권한대행 차출론은 윤 전 대통령 측의 각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거대한 음모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판을 뒤덮고 있다. 이른바 ‘1+1’”이라며 “베일에 가려있지만 각본을 쓴 건 물러난 대통령과 여사의 측근들일 가능성이 있고 감독은 친윤(친윤석열) 지도부, 연출은 일부 찐윤 의원들 그리고 주연은 한 권한대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드라마의 핵심은 한덕수를 사퇴시켜 무소속 후보로 밖에서 대기시키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선출되면 통합을 명분으로 재경선을 요구해 후보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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