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1일 “미국 측이 한국과 일본과의 협상을 가급적이면 원만하게 처리하고 싶은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지난 8∼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통상 고위 당국자들을 면담한 정 본부장은 이날 오후 귀국길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2차 방미 성과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정 본부장은 지난달 1차 워싱턴 DC 방문 때에도 그리어 대표 등을 만나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한국 측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에 대한 관세 면제 등을 요청한 바 있다.
정 본부장은 “이번 방미는 상호관세 및 철강,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협상의 틀을 마련한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그리어 대표와는 1차 면담에서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었고, 이번 면담에서 보다 더 실무적인 협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더욱 친밀해졌다”고 소개했다.
정 본부장은 이번 방미에서 “미국의 어느 부처가 우리의 협상 대화 상대가 될 것인가를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며 “USTR (그리어) 대표가 주로 우리나라와 협상을 하면서 재무부와 상무부 장관들이 참여할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도 한국과의 통상 이슈에 대한 여러 준비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런 측면에서 한미가 관세 관련 논의를 본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는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 윌리엄 키밋 상무부 국제무역 차관 내정자와 제프리 케슬러 산업안보국(BIS) 차관 등도 면담했다.
정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의 상호관세에 대한 한국 측입장을 전달했으며 미국 측은 이런 입장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리어 대표 등은 미국 측 희망 사항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 본부장 방미 기간인 지난 9일 한국 등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해 10% 기본관세만 부과하고,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도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로 높이는 보복에 나선 상황이다.
정 본부장은 “최근 며칠 사이에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세 전쟁이 과열화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 비즈니스를 상당 부분 조정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중국에서 거래하고 있고 또 일부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이) 미국으로 가고 있을 것”이라며 “(중국 진출)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긴밀하게 협의해서 최적의 대응을 찾도록 적극 논의하고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통상 협상에 방위비 문제를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정 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 SNS 메시지에 그런 내용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통상 당국 수장으로 그런 분야까지 답변하기는 적절치 않다. 국가적 차원에서 결정할 일로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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