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50% 국민 50% 4→ 2인 압축
4명 중 과반 나오면 최종후보 확정
다른 당 지지자 배제… 변수 전망
‘완전국민경선’ 주장했던 유승민
“사실상 당심 100%와 비슷” 비판
54일 남은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여론조사상 선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에 맞서야 하는 국민의힘이 자당 후보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3단 부스터’ 경선 룰을 채택했다. 세 차례 경선을 통해 20명 가까이 넘쳐나는 대선주자들을 압축하는 방식으로 흥행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이양수 사무총장은 1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21대 대선 경선 규칙을 공개했다. 두 차례 예비경선(컷오프)으로 순차적으로 대선후보를 ‘4명→2명→1명’으로 압축해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1차 컷오프는 ‘일반국민 여론조사 100%’ 방식을 적용해 민심 반영 비율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사무총장은 “1차 경선에서 국민여론조사 100%를 한 것은 민심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요청이 많았고, 민심 눈높이에 맞는 후보를 4인 경선으로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2차 컷오프부터는 ‘선거인단(당원) 투표 50%·일반국민 여론조사 50%’ 규정을 통해 최종 경선에 오를 후보자 2명을 선발한다. 2차 컷오프에서 과반득표자가 나오면 해당 후보가 최종 국민의힘 대선 후보다. 과반득표자가 없을 경우 ‘양자대결’을 통해 다음달 3일 최종후보를 선출한다.
단계별로 모든 경선 여론조사에는 다른 당 지지층의 의사를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한다. 아울러 대선후보는 선거 1년 6개월 전에 모든 당직을 맡지 않아야 한다는 기존 당헌·당규를 이번 경선에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동훈 전 대표도 출마할 수 있다.
당내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선수니까 룰대로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측도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한 전 대표 역시 “경선룰에 대해 여러 걱정하는 분이 있지만, 이미 정해진 부분“이라며 “우리가 이기는 선택을 해서 21대 대선에 이기는 결과 나올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경선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로서 관심사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주문할 사항은 아니라 생각한다”며 “결정된 경선 룰을 통해 어떻게 하면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지를 계속 논의하고 수정·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선 룰 변경을 요구해온 유승민 전 의원은 비판적으로 반응했다. 유 전 의원은 대구 산불 진화 작업 중 순직한 정궁호 헬기 조종사 분향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괴멸할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에 평상시 하던 대로 해서는 안 된다”며 “당이 결정을 하는 걸 보니 저도 좀 더 고민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민심’ 대비 ‘당심’의 지지가 낮은 유 전 의원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요구해왔지만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은 아침 한 라디오 방송인터뷰에서는 역선택 방지가 들어간 기존 ‘5:5’ 룰을 놓고 “사실 당심 100%와 거의 비슷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당내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를 출마시키자는 이른바 ‘한덕수 차출론’과 관련, “주중에는 결정해야 한다. 다음 주 월요일(14일)이 국민의힘 후보 등록일”이라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만을 위한 특례를 둘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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