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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發 글로벌 위기에 증권사 변화보다 안정 택했다 [마이머니]

입력 : 2025-04-07 06:00:00 수정 : 2025-04-06 21: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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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정기주총으로 본 사업방향

미래에셋·교보 등 대부분 경영진 유임
2024년 美 증시 활황으로 호실적 거둬
2025년 불확실성 확대 경영 리스크 커져
새 리더십보다 안정적인 운영에 방점

배당금 확대 등 주주환원책 제고 나서
책무구조도 도입 등 내부통제도 강화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가시화하고 있다. 내 돈을 맡기는 증권사의 안정적인 실적과 경영방향은 투자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지난해 미국 주식 수수료 급증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던 증권사들은 본격화한 미중 무역갈등 등 국내외 자본시장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주주환원을 강조하면서 임기 만료가 예정된 대표급 임원들을 대부분 연임시키며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또 증권업계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안정화와 내부통제 강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글로벌 위기 앞에 변화 보단 안정 택한 증권사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지난달 14일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28일 한국투자증권까지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주총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각자대표 체제인 김미섭 부회장과 허선호 부회장을 재선임했고, 교보증권도 이석기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해 3연임에 성공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한두희 대표 연임을 확정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황준호 사장을 연임했고, 유진투자증권의 유창수·고경모 각자대표와 전우종·정준호 SK증권 대표도 연임에 성공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도 연임됐다.

LS증권은 김원규 대표를 연임시켰고, 부국증권도 박현철 대표를 재선임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모두 경영체계 안정화에 나선 상황이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이유는 올해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의 ‘2024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60개의 당기순이익이 6조98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수수료 수익이 12조9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늘었다. 이 중 수탁 수수료는 6조2658억원으로, 국내주식 거래대금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해외주식 거래가 급증하면서 전년(5조5312억원) 대비 7346억원(13.3%) 증가했다.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2023년 2880억달러였지만 2024년 5308억달러로 1년 새 84.3%나 급증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는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기준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 금액은 1013억6571만달러(약 141조8613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말 기준 84억달러에 비해 8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올해 트럼프2기 행정부가 출범과 함께 시작된 글로벌 관세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 시장에 대한 인기도 언제 식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증시에 미칠 영향을 두고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경영진을 유임시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이번 대표들의 연임 결정은 교체 칼바람이 불었던 지난 인사 시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2023년 미래에셋그룹 창립 멤버이자 7년간 증권부문 대표였던 최현만 회장이 용퇴했고, 장수 대표로 꼽혔던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밖에 당시 박정림 KB증권 대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홍원식 하이투자증권(현 iM증권) 대표, 김신 SK증권 대표가 사임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리더십보다는 검증된 경영진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책무구조도 도입에 분주… 주주환원은 강화

증권사들은 7월 시행되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내부통제 강화에 집중하기로했다. 금융사 주요 업무에 대해 최종 책임자를 사전에 특정해 두는 책무구조도의 위험성을 염두에 두고 내부통제를 강화해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다. 현재 금감원에 책무구조도 초안을 제출한 곳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현대차증권, IBK투자증권 등 8개사다.

증권사들은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했다. 주주환원은 주가와 투자자 신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증권사들은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금 지급 등 주주환원책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전망이다.

가장 적극적인 주주환원 행보를 보이는 곳 중에 하나인 키움증권은 지난해 8월 446억원 규모의 자사주 35만주를 취득하고 보유 중이던 자사주 중 70만주를 지난달 11일 소각했다. 키움증권이 지난달 26일에 열린 주총에서 밝힌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6%로 업계 최고 수준이며 주주환원율은 보통주 주당 배당금 7500원 책정, 자사주 35만주 취득·소각으로 당기순이익의 31%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도 배당은 총 1467억원(보통주 250원, 1우선주 275원, 2우선주 250원), 자사주 소각 규모는 약 2203억원으로 결정했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합한 주주환원총액은 3670억원으로, 총 주주환원율은 약 40%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보통주 약 340만주를 매입 후 소각하기로 의결했고, 현금배당은 보통주 950원 우선주 1000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3293억원으로, 이는 전년 2808억원 대비 약 17% 확대된 수준이며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6259억원으로 약 52.6%를 유지할 전망이다.

얼마 전 사명을 변경하고 지난해 9월 중소형 증권사 중 최초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DB증권과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유안타증권, 대신증권 등도 주총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안을 의결했다.

유안타증권은 보통주 주당 200원(시가배당률 7.8%), 우선주 주당 250원(시가배당률 8.7%)의 결산 배당금을 의결했다. 한양증권은 보통주 1주당 950원, 우선주 1주당 1000원의 배당안을 정했다. 현대차증권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180원으로 확정했다.

대신증권은 보통주 주당 1200원, 우선주 주당 1250원, 우선주 주당 1200원 배당을 확정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보통주 한 주당 150원의 현금배당이 결정됐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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