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승6패. 2일까지 KBO리그에서 공동 8위로 순위표 맨 아래에 자리잡은 KIA와 두산, 한화의 성적표다. 시즌 전만 해도 ‘절대 1강’ 후보였던 KIA와 5위 경쟁을 펼칠 것이라던 두산과 한화지만, 시즌 초반 부진으로 인해 5할 승률에서 –3으로 처져있는 세 팀이다.
다만 세 팀 간의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부분이 하나 있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들 간의 성적표다.

KIA의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은 기대했던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위즈덤은 지난달 25일 키움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린 뒤 최근 4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리며 홈런 5개로 이 부문 단독 1위에 올라있다.

위즈덤은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뛰던 시절인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8홈런, 25홈런, 23홈런으로 3년 연속 20홈런을 넘긴 타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132개의 볼넷을 골라내는 동안 무려 540개의 삼진을 당하는 등 ‘공갈포’ 유형이었지만, 한 수 아래 투수들을 상대하는 KBO리그에선 이마저도 달라졌다. 2일까지 9경기에서 볼넷 10개를 골라내는 동안 당한 삼진은 단 9개에 불과하다. 타율 0.296에 출루율 0.474로 순수 출루율마저 훌륭해진 위즈덤은 0.889의 장타율로 OPS가 무려 1.363에 달한다. 당연히 전체 1위다.
위즈덤의 이런 활약 덕분에 지난 3년간 KIA의 외인 타자였던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단숨에 잊혀졌다. 소크라테스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통산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3을 기록했다. 3할의 정교함에 연평균 20개 홈런을 때려낸 준수한 외인 타자였지만, KIA는 좀 더 파괴력있는 장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카드를 원해 위즈덤을 영입했고, 이런 KIA의 승부수는 먹혀들어가는 모양새다.


반면 두산의 새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는 28타수 6안타, 타율 0.214로 부진을 거듭하다 몸살 감기로 인해 지난달 31일 1군에서 말소됐다. 메이저리그 통산 523경기를 뛰며 45홈런에 불과할 정도로 거포 타입은 아니지만, KBO리그에서는 아직 홈런포 하나도 때려내지 못하고 있다.


한화의 새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 역시 초반 성적이 신통치 못하다. 32타수 4안타로 타율이 0.125에 불과하고 삼진도 9개로 많은 편이다. 지난달 28일 KIA와 대전 새 홈구장 개장 경기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 홈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는 했지만 지금 성적으로는 팀이나 선수 본인이나 모두 불안감을 떨쳐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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