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만취 상태에서 남자 친구의 집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여성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여성 측은 “정당방위 및 과잉방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2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A 씨(43)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 주시고 원심에 구형했던 것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11일 군산시 한 주택에 불을 질러 술에 취해 잠든 남자친구 B 씨를 살해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A 씨는 범행 당시 자신이 지른 불이 주택 전체로 번진 이후에도 119에 신고하지 않고 그 모습을 지켜봤다.
A 씨의 섬뜩한 행동에 수사관이 “방화 후에 현관을 나와 화재를 지켜본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불이 꺼지면 안 되니까…만약 그 불이 꺼졌다면 내가 죽었다”고 진술했다.
A 씨가 남자친구를 살해한 이유는 5년간 사귀면서 잦은 폭력에 시달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 범행으로 숨진 B 씨는 2023년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았다. 이후로도 A 씨에게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5년이라는 교제 기간 상습 폭행과 구타를 당해 범행한 점을 정상 참작해 달라"며 "피고인의 범행은 단순한 범행 행위가 아닌 생존을 위한 정당방위 및 과잉방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주장했다.
A 씨는 "피해자와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저를 낳아준 부모님께도 정말 죄송하다"며 뒤늦게 후회했다.
한편 A 씨에 대한 선고 재판은 4월 9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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