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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프린스턴大도 보조금 중단… 대학 압박 심화

입력 : 2025-04-03 06:00:00 수정 : 2025-04-04 10: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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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중 네 번째

학내 ‘反유대주의’ 문제시하며 삭감
컬럼비아·유펜·하버드에 이어 통지
총장 “이번 조치 근거 명확지 않아”

美대학, 운영·연구 보조금 의존도 커
학문적 자유 침해 가능성 확대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프린스턴대에 대해서도 연방정부 지원금을 중단했다. 미 동부 8개 명문대를 뜻하는 아이비리그 중 4번째 지원금 삭감 통보로 대학들의 보수적 정책 변화를 압박하는 움직임을 한층 강화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크리스 아이스그루버 프린스턴대 총장은 이날 학생과 교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 연방정부 기관들로부터 수십 종의 연구지원금에 대한 종료를 통지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에너지부와 국방부, 나사 등 연방정부 기관으로부터 지원금 종료 통지를 받았다”며 “이번 조치의 근거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지원금 종료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이후 미 교육의 보수화를 위해 교육부 폐지 추진과 함께 대학의 보수화를 위한 압박도 이어왔다. 이런 움직임의 일환으로 대학 내부의 진보정책 등을 문제 삼아 지원금을 삭감해왔는데 아이비리그 8개 대학 중 프린스턴대가 4번째 희생양이 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미국 내 반유대 시위의 거점이 돼온 컬럼비아대가 첫 타깃이 돼 교육부가 지난달 7일 4억달러(약 5900억원) 규모의 연방계약 및 보조금을 즉시 취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결국 컬럼비아대는 학내 시위 규칙을 정비하고 중동 관련 학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등 한발 물러섰다.

하버드대도 지난달 말 학내 반유대 분위기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2억5560만달러(약 3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는 통보를 교육부로부터 받았다. 몇 년에 걸쳐 지급되는 87억달러(약 12조8000억원) 규모의 보조금 역시 검토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교육부는 이보다 앞서 지난달 초에는 펜실베이니아대의 트랜스젠더 스포츠 정책을 문제 삼아 지난달 1억7500만달러(약 2600억원) 규모의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 뉴저지의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처럼 프린스턴대도 학내 반유대주의에 대한 대응이 문제가 됐다. WSJ는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반유대주의 혐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자금 지원을 선제적으로 중단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미 교육부는 미국 내 60개 대학에 서한을 보내 캠퍼스에서 유대인 학생을 보호하지 못하면 민권법에 따른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으며, 대학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관련 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아이스그루버 총장은 “우리는 반유대주의를 포함해 모든 형태의 차별에 맞서 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반유대주의 퇴치를 위해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프린스턴대 유대인 교목인 길 스타인라우프는 NBC방송에 “프린스턴의 캠퍼스 분위기는 결코 반유대주의적이지 않다”면서 대학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부당한 표적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학 운영과 연구 등에서 연방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가 지속되면서 학문적 자유가 침해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프린스턴대의 아이스그루버 총장도 지난달 애틀랜틱지에 낸 기고를 통해 이러한 우려를 밝힌바 있다. 그는 “미국은 세계 최고의 연구 대학이 모여 있는 곳으로 미국의 번영과 안보 등에 엄청난 기여를 해왔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컬럼비아대에 대한 공격은 이 모든 것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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