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인 드론 택시에 처음으로 상업운항을 허가했다.
31일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민용항공총국(CAAC)은 최근 드론 제조업체 이항(億航) 산하의 광둥이항통항과 안후이성의 허페이허이항공에 유인 민간 무인항공기 운영합격증(OC)을 발급했다. OC는 항공기가 자국의 안전 운항 기준을 충족했음을 공식 인정하는 증서로, 이번 발급은 중국에서 처음이다. 두 업체는 앞으로 승인된 공역에서 유료 승객을 태우고 상업 운항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중국에서는 이를 ‘저고도 경제’의 상업화가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CAAC는 지난 해부터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를 중심으로 한 저고도 경제를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중국 내에서는 고도 1000m 이하 공역을 활용한 드론 물류, 항공관광, 도심통근 서비스 등을 포괄해 저고도 경제라는 용어를 처음 제시했고, 이를 새로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번에 OC를 취득한 EH216-S 기종은 이항이 개발한 대표 모델로, 조종사 없이 2명의 승객을 태우고 수직 이착륙할 수 있는 eVTOL이다. 프로펠러와 전기 모터가 각각 16개 장착돼 있으며, 최대 260㎏을 싣고 시속 130㎞의 속도로 약 25분간 30~40㎞를 비행할 수 있다. 배터리 완충에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지금까지 6만회 이상의 안전 비행을 마쳤으며 지난해에는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 239만위안(약 4억8500만 원)에 판매 등록되기도 했다.

중국중앙(CC)TV는 차량에 비유해 항공기의 형식 인증, 생산 인증, 감항 인증이 차량의 제조 요건을 충족하는 단계라면, OC는 도로 운행을 허가받는 절차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항 EH216-S는 이번 OC 발급으로 이 네 가지 인증을 모두 취득한 세계 최초의 유인 eVTOL로 기록됐다.
이항 측은 “앞으로는 차량 호출 서비스처럼 모바일 앱으로 저공역 비행을 예약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광저우 전역에 상업 운항 거점을 점차 확대해 도시 관광과 항공 통근 서비스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안후이성 허페이시에서도 지역 공원을 중심으로 드론 택시가 운영될 예정이다.
하지만 상업화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함께 지역별 운항 인프라 정비, 추가 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등이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번 허가가 상업화의 출발점이긴 하지만 대규모 운항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2~3년간의 시험 운영과 표준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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