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토허제 확대·대출 규제 강화에 혼란… 대출 막힐까 계약 포기도

입력 : 2025-03-24 06:00:00 수정 : 2025-03-24 07:18:33

인쇄 메일 url 공유 - +

주말 호가 떨어진 거래 이어져
토허제 시행 이후 가격 더 올라
거래량은 줄었지만 효과 의문

서울시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및 용산구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에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치자 현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 당국이 서울·수도권 지역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금융권 자율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은행들도 속속 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대출이 막힐까 봐 걱정하며 계약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도 감지된다.

23일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부 은행은 다주택자의 서울 지역 주택구매 목적의 신규대출 및 갭투자(전세 낀 매매)에 이용되는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중단했거나 할 예정이다. 토지거래허가제 확대·재지정 시행(24일) 전 급매물을 매매했더라도 대출이 안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서울의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적용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일선 중개업소에는 지난달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기대감에 집을 샀다가 돌연 나온 대출규제 강화책에 대출이 막힐까 봐 걱정하는 계약자들의 문의 전화가 주말까지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중개업소는 또 허가구역 지정 전에 집을 팔려는 집주인과 막판 매수세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호가가 32억원까지 올랐으나 이보다 최대 4억원 낮은 28억∼29억원에 다수가 주말 사이 거래됐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출규제 강화로 단순 시세차익을 노린 갭투자자뿐만 아니라 주거 이전을 계획했던 잠재적 실수요자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를 끼고 집을 미리 사뒀다가 2∼3년 뒤 입주하려는 ‘상급지 갈아타기’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제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날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토대로 ‘잠삼대청’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2020년 6월을 기준으로 직전 2년(2018년 6월∼2020년 5월)과 직후 2년(2020년 6월∼2022년 5월)의 아파트 매매량을 조사한 결과 거래량은 4개 지역에서 모두 감소했다. 하지만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매매가격이 시행 후 2년간 23.8% 올라 시행 전 2년 동안(22.7%)보다 더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도 규제 후 상승률(22.5%)이 규제 전(20.8%)을 앞질렀다. 거래량 감소에도 해당 지역의 학군이나 교통 등 입지적 강점이 부각된 데 따른 것 이라고 신한 측은 풀이했다.

금융당국은 상황에 따라 대출규제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를 위해 당국은 25일 주요 시중은행을 소집해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지정 이후 시장과 가계대출 동향을 점검하고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 추가대책이 필요한지 논의한다.


이강진·김건호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한지민 '빛나는 여신'
  • 채수빈 '여신 미모'
  • 아일릿 원희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