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고려아연 상황 주시…한국 정부와 논의”

미국무부, ‘고려아연의 중국 영향력 우려’ 서한 잭 넌 하원의원에 공식 답변
“中의 공급망 장악 대응할 필수 파트너”

미국 국무부가 고려아연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확보 추진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인 공화당 잭 넌 하원의원의 질의에 “핵심광물 공급망 보호를 위해 한국 및 한국기업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이는 넌 하원의원이 지난달 18일 “중국과 연관된 MBK가 통해 고려아연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면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중국 통제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국가안보 차원에서 미 정부가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에 대한 공식 답변 내용이다.

미 국무부는 답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14154를 거론하며 “핵심광물 생산확대와 공급망 다변화는 미국과 동맥국들의 경제 및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이는 행정부와 국무부의 핵심사안”이라고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국 및 한국기업들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중국의 경제적 보복과 강압 위험을 직접 경험한 국가”라며 “의장국으로서 핵심광물의 공급망 다변화와 경제 안보를 위한 핵심 기술 보호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는 핵심광물 보호를 위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노력도 상세히 거론했다. 미 국무부는 “한국은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중국의 시장 조작 대응에 필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 미국의 방위 산업과 반도체 및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필수적인 광물을 생산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미국과 동맹국들이 추진하는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미 국무부는 “한국은 공급망 다변화에 있어 핵심적인 동맹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와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한국과 광물 안보 파트너십 활동을 넘어선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넌 하원의원을 비롯한 미국 정치권에서는 중국 투자를 받은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하면 광물·자원 분야에서 중국의 통제력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박윤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