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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미학으로 표현된 류재춘의 미술세계…‘한국의 달’

입력 : 2025-03-14 16:57:46 수정 : 2025-03-14 16: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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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달 ‘Korean Moon’. 류재춘 작가 제공

 

자연과 달이라는 소재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그간의 형상으로 이어온 달을 소재로 좀 더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다. 류재춘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한국적인 정서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류재춘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한 기회다. 예술평론가이자 문화역서울284 예술감독 김노암은 류재춘 작가의 달이 하나의 주제로 소급한다고 말한다. 동양에서 달은 ‘음’의 기운, 여성성을 대표한다. 동서를 막론하고서라도 수많은 신화와 설화에서 달은 모성의 원형으로 나타난다. 시간과 공간을 관통하는 인류 공통의 경험이자 신화적인 주제로서, 류재춘 작가의 달은 한국화의 과거와 미래를, 동양과 서양을 연결한다. 김노암 감독은 “달과 달빛과 그 빛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형상들이 수묵과 디지털 이미지의 융합적 이미지로 진화하여 현대미술의 신선한 창조적 원천으로서의 한국화가 재해석된다”고 말한다.

 

한국화와 K-수묵에 관심을 가지는 모두를 위해 과거에 머무르는 한국화를 현대적이고 세계적인 조형으로 되살리고자 노력하는 류재춘 작가의 시대정신이자 새로운 방향 제시의 전시다.

 

류재춘 작가의 시그니처는 크고 환한 달이다. 미술비평가 안현정은 “풍요의 달이 류재춘이 되었다”며 “류재춘의 작품들은 풍요로 점철된 작가의 정체성을 통해 세상을 행복과 긍정으로 물들인다”고 말한다.

 

류재춘 작가의 작품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풍만한 보름달과 그 아래 자연물이 전하는 생동감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자연의 일부가 되어 화폭에 생명을 담아낸다.

 

성균관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한 류재춘 작가는 20대 초반부터 진경산수에 빠져들었다. 화선지와 먹으로 표현되는 깊이에 빠져들어 수묵산수화를 전공하고 석사·박사과정을 졸업했다. 금강산과 중국 황산을 비롯해 세계의 명산을 탐방하면서 동양화에 녹아든 자연주의 사상과 정서를 연구했는데, 이 경험은 자연을 재구성하고 전통 한국화의 원형을 탐색한 ‘자연의 초상’ 연작으로 이어졌다. 류재춘 작가는 한국화란 물감이 아닌 인격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근본이 자연임을 깨닫고 그 위에 시대정신을 구현해야 함을 드러낸다.

 

어두컴컴한 밤 산에 올라 자동차 트렁크에 걸터앉아 그림을 그렸고, 자동차 바닥에 합판을 깔고 잠을 잤다. 풀벌레 소리 가운데 산을 비추는 여명이 ‘보라’ 연작을 만들었고, 제주도 해안도로에서 넋 놓고 바라보던 파도가 ‘바위꽃’이 됐다. ‘월하’는 몽환적인 꿈을 소재로 산수의 그릇을 빌려 표현한 연작으로 미래와 꿈을 담아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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