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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영향? 작년 초중고 사교육비 또 역대 최고 [지금 교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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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13 16:12:21 수정 : 2025-03-13 21: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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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중·고생이 쓴 사교육비가 29조원을 넘어서며 4년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교육 참여율도 처음으로 80%대에 올라섰다. 정부가 2023년부터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의 사교육 수요를 잡기엔 역부족인 셈이다. 최근 의대 선발 규모가 불확실해지고, 대입제도가 전면 개편되는 등 입시 변수가 커져 향후 사교육이 더 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년 연속 ‘역대 최대’…비용·참여율 다 늘어

 

13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생이 쓴 사교육비 총액은 29조2000억원으로 전년(27조 1000억원)보다 7.7%(2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3%고 학생 수(513만명)는 2023년(521만명)보다 1.5%(8만명)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가파른 증가세다.

사교육비 총액은 2009년 21조6000억원에서 2015년 17조8000억원으로 떨어졌다가 매년 증가해 2019년 21조원까지 올랐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9조4000억원까지 감소했지만 2021년 23조4000억원으로 치솟으며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2022년 26조원, 2023년 27조1000억원 등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 중이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2년 10.8%에서 2023년 4.5%로 하락해 지난해 교육부가 “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됐다”고 자평했는데, 2024년은 증가세도 다시 뛰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참여 학생 기준 △초등학생 50만4000원(전년 대비 9.0%↑) △중학생 62만8000원(5.3%↑) △고등학생 77만2000원(4.4%↑)으로 집계됐다. 

 

사교육 참여율과 참여시간도 모든 학교급에서 일제히 올랐다. 참여율은 80.0%로, 2022년 78.3%, 2023년 78.5%에 이어 3년째 사상 최고 기록이다. 사교육을 전혀 안 하는 학생을 학교에서 점점 찾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생이 87.7%(전년 대비 1.7%p↑)로 가장 높았고, 중학생 78.0%(2.7%p↑), 고등학생 67.3%(0.9%p↑)였다. 주당 참여시간은 초·중학생 7.8시간, 고등학생 6.9시간으로 전년 대비 0.2∼0.4시간 늘었다. 학교급을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사교육 시장이 더욱 과열된 모양새다.

 

◆사교육 참여율 ‘초2‘가 최고…상위권 고교생도 증가

 

사교육 참여가 가장 많은 학년은 초2로 90.4%에 달했다. 이어 초3 90.2%, 초4 88.5%, 초1 87.9% 등이 뒤를 이었다. 초등생 사교육 비율이 높은 것은 학원이 돌봄 기관 역할을 하는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가 대책으로 정규수업 전후 교육·돌봄인 ‘늘봄학교’를 제시한 이유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교육비 조사는 3~5월, 7~9월 하는데 늘봄학교는 지난해 9월 본격 시행돼 정책 효과가 통계에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지난해 읍면지역 초1 사교육 참여율이 9.1%포인트 줄어든 것은 늘봄학교의 효과로 보인다”며 “올해는 초등 고학년도 방과후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사교육 수요를 학교로 흡수하겠다”고 말했다.

 

중·고생 사교육의 경우 의대 정원 확대, 고교학점제 도입, 대입 개편 등 다양한 입시 변수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대입 관련 정책들이 큰 폭으로 변하면서 혼란·불안감을 느껴 학원을 찾은 이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고교생은 특히 전년보다 상위권 학생의 사교육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성적 상위 10% 이내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2022년 77.5%에서 2023년 76.1%로 줄었다가 2024년 76.6%로 다시 올라갔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도 66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8.1% 늘었는데, 최하위권(80∼100%)을 제외한 다른 성적대(증가율 4∼5%대)에 비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2023년에는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낮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일각에선 의대 증원으로 인한 기대심리 영향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의대 증원으로 상위권 고교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 ‘킬러문항’에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을 늘린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 입시 준비 사교육은 1∼3% 최상위권 학생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고, 전체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80%란 것을 고려하면 단순히 의대 정원만의 문제라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의대 정원 확대가 사교육비 증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면밀한 분석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2026학년도 이후 의대 모집인원은 변동 가능성이 있고, 올해 고1은 고교학점제가 전면도입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사회·과학을 모두 응시해야 하는 2028 대입개편안 첫 적용 학년이란 점 등을 고려하면 올해 고교생 사교육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정부가 내놓은 주요 교육정책들이 곧 사교육비 급증의 주범”이라며 “공교육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둔 입시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별·소득별 격차도 뚜렷

 

지역별 사교육 참여율은 서울이 86.1%로 가장 높고 △세종 83.5% △경기 82.7% △대구 81.8% 등의 순이었다. △전북(71.4%) △전남(71.7%) △강원(73.4%)은 상대적으로 참여율이 낮았다.

 

서울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참여학생 기준)도 초등학생 65만4000원, 중학교 81만2000원, 고등학생 102만9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전남은 초등학생 37만7000원, 중학생 51만3000원, 고등학생 55만원이었다. 서울 고교생의 사교육비가 전남 고교생의 약 2배 수준인 것이다.

 

가구 소득별로는 월 800만원 이상 가구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이 87.6%로 가장 높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67만6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월 300만원 미만 가구는 참여율이 58.1%였고, 1인당 사교육비는 20만5000원으로 월 800만원 이상 가구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교육부는 올해 사교육비는 증가율을 최소 물가상승률 이내로 줄인다는 목표다. 교육부 관계자는 “작년보다 사교육비 총액이 늘고 참여율이 늘어난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고 국민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사교육비는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있어서 상당히 고차방정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늘봄학교, 교육발전특구 등 교육개혁 과제들을 통해 사교육이 경감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4일 전국 시도교육감과 사교육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지난해 7∼9월 어린이집·유치원 재원 아동, 가정양육 아동 1만3241명을 조사한 것이다. 사교육 참여율은 만 2세 이하(한국나이 4살 이하)는 24.6%였으나 만 3세(5세) 50.3%, 만 4세(6세) 68.9%, 만 5세(7세) 81.2%로 뛰었다. 유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3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가정양육 유아의 17%는 어린이집·유치원 대신 소위 ‘영어유치원’이라 불리는 유아 대상 반일제 영어학원 등에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상을 만 3∼5세로 한정하면 영어학원에 다니는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영어학원 유치부에 지출하는 비용은 월평균 154만5000원이었다. 

 

교육부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대한 점검·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올해 심층 연구를 통해 내년부터 유아 사교육비 조사도 초·중·고생처럼 국가승인통계에 포함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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