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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우크라 ‘30일 휴전’ 합의… 트럼프 “푸틴도 동의 바란다”

입력 : 2025-03-12 19:12:36 수정 : 2025-03-12 23: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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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서 고위급회담

美, 우크라 무기지원 재개하고
정보공유 중단 조치 즉각 해제
광물자원 개발 협정 체결 박차
젤렌스키 “美, 우리 이해… 환영”

美·러 당국자 조만간 만남 예고
러는 美 접촉 전까지 입장 유보
외신 “러 동의 낙관하긴 어려워”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시간) 3년 넘게 지속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방안으로 우선 ‘30일 임시휴전안’에 합의했다. 러시아가 동의하면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의 포성이 처음으로 멎게 된다.

 

탄약통 널빤지에 그린 성화 선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왼쪽)이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미·우크라이나 고위급회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에게 탄약통 널빤지에 그린 종교 성화를 선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연합뉴스

◆미·우크라, 사우디서 합의 도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9시간에 걸친 고위급회담을 열었다. 미국 측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과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회담 후 공동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즉각적인 30일간의 임시휴전을 수락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러시아의 상호주의가 평화 달성의 열쇠라는 점을 러시아에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안은 애초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공중·해상에서의 임시휴전을 넘어, 지상을 포함하는 전선 전체에서 휴전키로 한 것이다. 또 30일이라는 기간도 당사국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합의가 도출됨에 따라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치명적 압박이었던 ‘정보 공유 중단 조치’도 즉각 해제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다시 정보를 공유하고 무기 지원도 재개한다고 약속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로서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 온 장기적 안전보장 방안에 대한 약속도 나왔다. 성명은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보를 보장하고 우크라이나 광물자원 개발을 위한 포괄적 협정을 가능한 한 빨리 체결하는 데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협상팀을 꾸려 우크라이나에 장기적 안보를 제공할 지속적 평화를 위한 협의를 즉각 시작하기로 했다. 왈츠 보좌관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장기적 안전보장 방안도 다뤄졌다고 확인하면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구체적 제안”(concrete proposals)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종료 후 성명에서 “미국은 우리 주장을 이해하고 있다”며 “(30일 임시휴전안을) 환영하며 긍정적으로 여긴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공 넘겨받은 러… 푸틴 응할까

 

고위급회담 후 미국은 러시아와 후속 대화 일정을 속속 공개하고 휴전 논의를 가속할 태세다. 미국은 루비오 장관이 조만간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동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휴전안 수용을 설득하기 위해) 러시아로 가야 한다”며 “푸틴(러시아 대통령)도 (휴전안에) 동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 당국자가 11일 또는 12일 만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며 러시아의 호응을 촉구하면서 자신이 직접 이번 주 중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전안을 러시아가 수용할 경우, 휴전 기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미국의 중재하에 개전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처리 문제, 러시아의 재침공을 예방하기 위한 대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 등을 놓고 지난한 종전 협상의 절차에 들어가게 될 전망이다. 고위급회담에서 논의된 전쟁 포로 교환, 민간인 수감자 석방, 러시아로 강제 이송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귀국 등에 대해서도 러시아와 후속 논의를 해야 한다.

 

주요 외신 사이에서는 러시아의 동의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쿠르스크를 포함해 주요 전선에서 크고 작은 승리를 거두며 진격하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서 우크라이나의 입맛에 맞는 휴전안을 수용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가 휴전안을 받아들일 것처럼 시늉만 하다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트집 잡아 결국 깨뜨릴 구실을 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협상에서 의제로 다뤄지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정권교체나 유럽평화유지군 배치 문제 등을 쟁점으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적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일단 즉답을 피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요즘 미국인들과 접촉을 예정하고 있으며 완전한 정보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 미 측과 접촉해 상세한 소통을 할 때까지 대외 입장 표명을 자제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또 공동성명의 문구를 주의 깊게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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