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천안에 48만㎡ 조성
‘KFA 스타디움’ 등 일반에 개방
날씨 구애 안 받는 실내 구장도
공정률 65%… 가을께 문 열 듯
정몽규 “2026 월드컵 활약 기대
가까운 미래에 대회 개최 희망”

“한국축구의 모든 것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가산리 일대에 건설 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가칭)를 한 문장으로 소개해 달라는 말에 박일기 축구협회 천안 NFC 건립추진단 팀장은 이같이 정의했다. 박 팀장은 “축구를 사랑하는 아이들부터 동호인과 시민, 손흥민까지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이라며 “이곳이 한국축구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강조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리는 축구종합센터가 12일 외부에 공개됐다. 이곳은 부지면적 48만㎡(14만5000평)로 천연잔디 축구장 7면과 인조잔디 축구장 4면이 들어서는 규모다. 과거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의 약 4배 크기다. 총 4000억원(천안시 2200억원, 축구협회 1800억원 부담)을 투입해 2022년 4월 시작된 공사는 현재 65%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올가을 문을 열 예정이다.
이날 기자단과 함께 공사 현장을 둘러본 정 회장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맞춰 (대표팀 선수들이 최상의 상태로 훈련할 수 있는 축구종합센터를) 잘 준비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곳을 발판으로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가) 월드컵을 개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대표팀 선수들을 위한 시설은 과거 파주 NFC와 비교해 몰라보게 개선됐다. NFC에서 23㎡(7평) 수준이었던 선수 숙소는 36㎡(11평) 규모로 넓어졌다. 방마다 발코니도 생겼다. 또 11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의 강당과 25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미팅룸이 마련됐다.
대표팀 전용 그라운드는 일반 축구장보다 1.5배 넓다. 이 공간에서 대표팀 일부 선수는 개인 훈련을 하거나 맞춤형 전술을 연습하게 된다.
선수뿐 아니라 동호인들도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공을 찰 수 있도록 채광 가능한 천장의 실내 축구장이 들어선다. 대표 건물인 KFA(대한축구협회) 스타디움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축구 전용경기장으로 연령별 국제경기를 개최할 만큼 뛰어난 시설을 자랑한다. 박 팀장은 “이곳에서 국제대회 예선이나 코리아컵 1라운드 등 경기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K리그에서 논란이 많은 잔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센터가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한국 기후도 점점 변하고 있기 때문에 (잔디 생육 및 관리 등과 관련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한국에 맞는 잔디에 대해 연구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축구종합센터에 갖췄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가 4선에 성공한 정 회장은 여러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협회가 축구종합센터를 위해 분담해야 할 1800억원 중) 900억원의 여신을 하나은행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강조했지만 당선 후에도 여전히 대한체육회 인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인준이 나지 않아 집행부도 구성되지 않은 상태지만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인준이 난 다음 본격적으로 문체부와 잘 상의해 (갈등을)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 인준은 대한체육회 종목육성부 심의를 거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결재를 받아야 한다. 유 회장은 지난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 회장 인준에 대해 “규정대로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체부와 축구협회 간 갈등에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서 2025 초중고 축구리그 개막이 미뤄진 것과 관련, 정 회장은 “학생 선수들과 시도협회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문체부에 해당 문제를 잘 설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가대표 서포터스 ‘붉은악마’와 만난 일도 소개했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 의사결정 과정이나 그 배경을 설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올드 미디어뿐만 아니라 뉴미디어와도 적극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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