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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음 청년’ 평균 무직기간 22개월… 10명 중 8명 “불안” [뉴스 투데이]

입력 : 2025-03-12 06:00:00 수정 : 2025-03-11 21: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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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정보원 실태조사

일자리 부족·자기계발 이유 쉬어
휴식 기간 교육·재충전 시간 할애
“삶에서 일 중요하다고 생각” 85%

생활비보다 직업훈련·교육 선호
정부, 한국형 ‘청년보장제’ 가동
전문가 “전문 상담 인력 양성을”

졸업 뒤 1년 이상 미취업 상태인 청년(15~34세)은 평균 22.7개월을 쉬고, 4년 이상 쉬는 청년도 약 11%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청년의 77.2%는 ‘쉬었음’ 상태가 불안하다고 답해 정책 지원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4년 10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지역 중견기업 부스에서 취업상담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11일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청년고용포럼 1차 회의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국고용정보원이 시행한 실태조사 요약본이 공개됐다. 실태조사는 구직급여(실업급여) 수급 및 내일배움카드 발급 뒤 1년 이상~3년 미만 미취업 청년 3189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중 10.9%는 실업급여나 내일배움카드를 받기 이전 기간을 합해 총 4년 이상을 쉬었다고 답했다.

 

통계청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쉬었음’ 인구는 일하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인구를 의미한다. 올해 1월 이른바 ‘쉬었음 청년’(15∼29세) 수는 43만4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3만1000명) 늘어난 규모다. 이번 조사에서는 통계청이 정의한 쉬었음보다 넓은 의미로 구직활동 중인 청년도 포함됐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 대다수는 일 경험이 있었다. 근로소득 경험이 있는 청년이 87.7%였고, 근속 기간은 평균 17.8개월, 마지막 일자리의 임금수준은 주로 ‘200만원 이상~300만원 이하’(48.8%)가 많았다.

 

쉬었음을 택한 사유를 보면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과 ‘교육·자기계발’(35.0%)이 가장 많았으나, ‘번아웃’(27.7%)과 ‘심리적·정신적 문제’(25.0%)를 꼽은 응답도 상당했다. 쉬는 기간 활동으로는 ‘교육·자기계발’(55.5%)과 ‘휴식·재충전’(52.1%) 비중이 컸고, ‘특별한 활동이 없었던 경우’(20.3%)도 적지 않았다.

이들의 심리상태를 봤을 때 절반 이상(58.2%)은 쉰 기간을 ‘경제적·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으로 평가했다. 쉬었음 상태가 불안하다는 답변 역시 77.2%로 높았다. 쉬었음 청년의 대부분(84.6%)은 삶에서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일이 중요하지 않아서 쉬고 있는 청년은 극소수라는 의미다.

 

한국고용정보원은 1년 이상 쉰 청년 중 현재 취업자와 미취업자를 비교했다. 그 결과 과거 일자리가 저임금·저숙련·불안정할수록, 일 경험이 없을수록 쉬었음에 머무르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일 경험이 있는 집단은 현재 취업자 비중이 42.4%였으나 일 경험이 없는 집단은 현재 취업자가 3.1%에 그쳤다.

 

이들에게 취업에 필요한 도움을 묻자 생활비 지원(50.6%)보다 직업훈련·교육(59.3%), 취업알선·정보제공(54.7%)을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선호도를 보면 직업훈련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내일배움카드(65.1%)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외에 국민취업지원제도(49.6%), 일 경험(37.6%) 순이었다. 실태조사를 진행한 안준기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국민취업지원제도 등 근로 의욕 고취를 위한 집단상담, 심층상담 등도 활성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은 쉬었음 청년에 대한 전문인력 양성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쉬었음의 요인인 ‘근로 의지 부족’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상담인력은 현재 국내에 부족하다”며 “청년이 노동시장으로 이행해 사회에 적응하기까지 다년간 전문가 관찰 및 도움이 필요해 해당 부분의 인력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고용부 관계자들과 안 위원 등은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들을 조기에 파악해 개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안 위원은 “쉬었음은 ‘상태 지속성’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어 장기화하지 않게 초반에 미취업 상태를 깨트릴 필요가 있다”며 “쉬었음 가능성이 있는 청년을 사전에 식별하고, 당국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쉬었음을 탈출한 경우에도 수년간 연속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고, 취업 뒤에 다시 돌아오지 않도록 사후 모니터링 등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청년 취업을 지원하는 한국형 ‘청년보장제’(유스 개런티·Youth Guarantee)를 본격 가동한다. 구체적으로 이달부터 6월까지는 졸업 후 4개월 내 미취업자에게 연락해 일대일 상담 등으로 맞춤 지원한다. 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청년들이 좁은 취업 문 앞에서 좌절하거나 취업 뒤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아니었다고 방황하는 상황이 ‘쉬었음’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청년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 노동시장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정책을 다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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