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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알뜰폰… 비금융으로 보폭 넓히는 은행들

입력 : 2025-03-11 19:48:41 수정 : 2025-03-11 19: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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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으로 ‘脫이자 장사’ 경쟁

우리銀, KB 이어 4월 알뜰폰시장 진출
통신료 계좌이체 연계 충성 고객 확보
신한銀, 배달앱 ‘땡겨요’ 지자체로 확장
아직 걸음마 단계… 대부분 적자로 ‘허덕’
업계, 축적 데이터 미래 성장동력 기대
非이자 이익 확대 등 수익 다각화 속도

은행들이 본업의 벽을 넘어 비금융 서비스로 발을 넓히고 있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 음식을 배달시키고, 알뜰폰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이 예금과 대출만 팔던 시대도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아직까진 적자 사업이지만, 비금융 사업을 통해 축적한 고객과 데이터가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알뜰폰 사업인 ‘우리원(WON)모바일’은 최근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다음 달 중으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4월 알뜰폰 서비스를 은행 부수업무로 허용한 지 1년 만이다.

사진=뉴시스·게티이미지뱅크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것은 KB국민은행이다. 2019년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통해 임시 허가를 받아 알뜰폰 사업자인 ‘리브모바일(리브엠)’을 선보였다. 지난달 말 기준 가입자 수는 43만명에 달한다.

국민은행이 포문을 연 알뜰폰 시장은 금융 영역과 비교적 궁합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좌이체 등 통신요금 결제와 연계한 서비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충성 고객을 키울 수 있어서다. 신한·하나은행도 직접 사업자를 내진 않았지만 수년 전부터 알뜰폰사업자와 제휴해 요금제를 운영해 왔다. 알뜰폰이 은행의 정식 부수업무로 인정되면서 이들 은행도 별다른 신고 절차 없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 음식주문 배달 앱 ‘땡겨요’도 이 같은 비금융 진출 사례다. 2020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시작해서 서울·경기·인천을 비롯한 8개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고객층을 넓혀나가고 있다. 땡겨요는 타 배달앱과 차별화를 위해 ‘상생배달앱’임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배달앱과 입점업체 간 중개수수료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2%의 낮은 중개수수료, 빠른 정산,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가 없는 점을 내세워 입지를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이 사업도 한시적인 사업이었지만, 작년 12월 금융위원회가 부수업무에 대한 특례를 부여하기로 하면서 최대 1년 반 동안 관련 규정이 개정될 때까지 운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은행들의 비금융 사업들은 현재까지는 적자 사업이다. 리브엠의 경우 2019년 출범 당시 100만 고객 달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절반이 되지 않는 43만명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최근 5년간 적자는 605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땡겨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99만명으로 시장점유율은 1%대에 그친다.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은 규제가 복병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대기업의 알뜰폰 시장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법을 통과시켰다. 여기에 통신3사와 은행이 포함된다. 현재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의 시장점유율은 47%, KB리브모바일과 에스원 등 대기업계열까지 더하면 51.8%라 우리은행이 고객을 늘리는 데 제약을 받을 전망이다.

그런데도 은행들이 비금융 분야로 업무 확장에 나서는 이유는 고객 데이터 확보와 사용자 경험 향상에 있다. 하나의 앱 내에서 금융·비금융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장기적으로 축적한 데이터는 향후 자산관리 서비스나 신용평가 등 금융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 저하 원인으로 낮은 비이자이익 비중이 지적받는 가운데 비금융 서비스가 비이자이익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심윤보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행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가 금융 기능에서 비금융 기능으로 확대됨에 따라 일본 대형은행들은 건강관리, 시니어케어, 정보은행 등 비금융 서비스를 적극 확장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도 미래 성장기반 확보를 위해 이런 선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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