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부대 후문, 기름 냄새가 퍼지는 왕복 2차선 도로변에 10m가량 긴 줄이 늘어졌다. 모두 웰빙왕호떡을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이 가게는 주민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맛집이다. 사장 차태일(61)씨는 호떡 판매로 월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일명 ‘호떡달인’으로 불린다.
차씨가 호떡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건 30년 전쯤부터다. 원래 철강 사업을 운영했는데 IMF에 어음 38억원이 부도가 나면서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그러던 중 철판 위에서 부풀어 오르는 반죽처럼 차씨는 호떡 한 장으로 다시 일어섰다.
그의 노력은 통했다. 호떡이 인기를 얻었고 전국에서 “나도 비결을 알려 달라”며 차씨를 찾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차씨는 “(너무 많은 사람이 찾아와) 가르쳐주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찾아오면 마음이 약해진다”면서 “정말 힘든 사람들이 많다. 이걸로라도 먹고살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대구와 대전, 울산, 강원도 양구, 전주 등 전국 각지의 150명이 차씨의 제자가 됐다. 기름 온도 맞추는 법과 반죽 숙성 시간, 소 넣는 비율까지···. 차씨는 30년 동안 쌓은 호떡 노하우를 아낌없이 제자들에게 알려줬다.
이 집 호떡이 특별한 이유로 차씨는 바로 ‘기름’을 꼽았다. 그는 “기름은 절대 재사용하지 않는다”면서 “매일 아침 새 기름을 갈고 장사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재료도 재사용하지 않는 게 그의 철칙이다. 장사가 끝나면 단골손님에게 기꺼이 나눈다. 그 결과 주말이면 대구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전체의 40%에 달한다”고 했다.
차씨는 “최근 대경선이 개통했는데 왜관역에 내리면 이곳(호떡집)까지 걸어서 10분이다”면서 “기차 타고 호떡 한 장 먹으러 오는 재미도 괜찮지 않겠냐”면서 웃어 보였다.

지난 10일 김재욱 칠곡군수도 이곳을 직접 찾아 차씨를 격려했다. 차씨가 호떡을 만드는 모습을 바라보던 김 군수는 호떡을 받아 들고 한입 베어 물었다.
김 군수는 “30년 넘게 한자리에서 정직한 손맛으로 왜관의 명물이 된 웰빙왕호떡은 우리 칠곡의 자랑이다”면서 앞으로 대경선과 U자형관광벨트를 연계해 더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을 수 있도록 군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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