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결론이 나오긴 쉽지 않을 것”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으로 경찰의 대통령경호처 수사가 난항을 맞았다.

경호처 수뇌부의 신병을 확보한 뒤 계엄 사태 핵심 증거인 비화폰 통화내역 등을 압수수색하려 했는데,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돌발 변수가 생긴 것이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11일 “김성훈 경호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계속 검토 중”이라며 “당장 결론이 나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과 이 경호본부장은 경찰의 대통령실 및 관저 압수수색을 수 차례 저지한 ‘강경파’로 꼽힌다. 윤 대통령 체포를 방해하고, 대통령실 비화폰 서버 관리자에게 통신내역 삭제를 지시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검찰이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번번이 기각하자 경찰은 서울고등검찰청에 영장 기각이 타당한지 심의해 달라며 영장 심의를 신청했다. 지난 6일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원회가 구속영장 청구가 적정하다는 결론을 냈다.
이에 경찰이 곧바로 김 차장에 대해 4번째, 이 경호본부장에 대해 3번째 구속영장을 신청할 지 검토하던 중 윤 대통령이 석방됐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더라도, 김 차장이 “24시간 대통령을 밀착 경호해야 한다”며 불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차장은 지난 8일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할 때 바로 뒤에서 경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 대통령이 관저로 돌아가 ‘김치찌개 저녁식사’를 할 때 김 차장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복귀한 만큼 김 차장이 구속되더라도 경호처가 경찰의 압수수색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경찰은 김 차장이 이미 증거인멸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은 원칙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이뤄진 뒤에도 경호처 지휘부에 대한 신병 확보는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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