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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 새 수장 맞는 加… 트럼프와 ‘관세전쟁’ 2R 예고

입력 : 2025-03-10 20:00:00 수정 : 2025-03-10 22: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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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자유당 새 대표에 마크 카니 선출
중앙銀 총재 등 역임 통화정책 이끌어
정치 경험은 없어… 이번 주 정식 취임
당 지지율 낮아 조기총선 요청 가능성

“美, 존중 보일 때까지 보복관세 유지”
트럼프와 대립각… 새 국면 맞을지 주목

미국과 관세전쟁으로 ‘비상 시국’인 캐나다가 새 수장에 정치 경험이 없는 경제 전문가를 선출했다. 관세전쟁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집권 여당인 자유당은 9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뒤를 이을 새 당대표로 마크 카니(59) 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를 선출했다.

눈물 흘리는 트뤼도 마크 카니 캐나다 자유당 신임 대표가 9일(현지시간) 오타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85.9%의 압도적 득표율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오타와=AP연합뉴스

카니 신임 대표는 이날 발표된 당대표 선거 결과에서 85.9%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경쟁 후보인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전 부총리 겸 재무장관, 카리나 굴드 전 하원 의장, 프랭크 베일리스 전 하원의원을 누르고 차기 당대표로 당선됐다.

 

의원내각제인 캐나다에선 단독 과반의석을 차지하거나 연립내각을 구성하는 최다 의석 정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카니 신임 대표는 이번주 중으로 트뤼도 총리와 협의해 총리직을 이양받아 새 행정부를 이끌게 된다.

 

카니 신임 대표는 의원이 아닌 신분으로 여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 당선까지 된 이례적 사례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다 2008년 2월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에 임명됐다. 당시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하던 가운데 신속한 금리인하 등의 조치로 캐나다 경제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캐나다 언론이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리한 중앙은행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 고용된 캐나다인”으로 조명했다고 그의 이력을 설명했다. 2013∼2020년엔 외국인으로선 처음으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맡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했다. 카니 신임 대표는 현직 의원이 아니고 대중적 인지도도 낮았지만 경제 위기를 침착하게 겪어낸 경력이 부각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공격을 방어할 지도자로 부상했다.

 

이번주 중으로 총리에 정식 취임하더라도 그가 캐나다를 얼마나 이끌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선거법상 늦어도 10월에는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 집권 여당 지지율이 낮은 상황이다. 카니 신임 대표는 아예 총선을 앞당겨 자신의 의원직을 확보하고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뒤 안정적인 정치 기반을 가지고 새 행정부를 이끌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사실상 고별 연설을 하며 눈물을 닦는 모습. 캐나다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게 돼 카니 대표가 이번 주 중 트뤼도의 후임 총리로 공식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오타와=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야당인 보수당에 집권 여당인 자유당 지지율이 뒤지고 있지만, 트뤼도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히고 카니 후보가 부상하면서 자유당 지지율도 반등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당내 소식통을 인용해 카니 신임 대표가 몇주 안에 조기 총선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달 중 조기 총선을 요청할 경우 4월 말∼5월 초 선거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

 

트뤼도 총리가 관세 폭탄을 던진 트럼프 대통령에게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와 같은 주권 침해 발언과 “트뤼도는 멍청이”라는 막말까지 들은 상황에서 카니 정부가 출범하면 관세전쟁이 새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카니 신임 대표는 선거 기간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말을 아끼고 언론 인터뷰를 피하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카니 신임 대표는 이날 대표 취임 연설에서 일단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각을 세웠다. 그는 “트럼프는 우리가 만드는 것, 우리가 파는 것, 우리가 생계를 유지하는 방식에 부당한 관세를 부과했다”며 “그는 캐나다의 가계와 노동자와 기업을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가 성공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나의 정부는 미국이 우리에게 존중을 보여줄 때까지 우리의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신임 대표는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합병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대해선 “캐나다는 절대 절대로 어떤 방식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어떤 형식으로든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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