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군 없이 인질 석방 계획 구체화 촉각
美 제안 1단계 휴전 연장 협상도 불투명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압박하기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하마스에 대한 고강도 압박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철군 없이 추가 인질 석방을 끌어내고자 하는 이른바 ‘지옥계획’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조처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연장도 불확실해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했던 42일간의 휴전 1단계는 지난 1일 만료됐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에너지장관은 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영상 성명에서 즉각 가자지구 전기 공급을 차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코헨 장관은 “모든 인질이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하마스가 ‘다음 날’(종전 이후)에 가자지구에 남아 있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전력 공급 중단 조처는 가자지구 주민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해수 담수화 시설 두 곳의 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기샤’의 타니아 하리 대표는 가자지구 중부 해수 담수화 시설의 경우 하루 36만명분, 1만8000t의 식수를 공급했지만, 이스라엘의 조처로 하루 2500t 수준으로 공급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이스라엘 공영 칸 방송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철군 없이 추가 인질 석방을 이끌어내고자 전기와 수도를 차단하는 방식의 ‘지옥계획’을 추진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양측이 약 50일의 휴전 연장에 합의하고 하마스가 즉시 남은 인질의 절반을, 영구 종전에 합의하면 나머지를 석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일부터 가자지구 구호품 반입을 막은 뒤 하마스에 이 방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했으나 하마스는 당초 합의대로 휴전 2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마스는 남은 인질과 교환해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추가 석방하고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과 영구 휴전을 하는 것을 2단계 협상의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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