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을 신청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피해 우려가 커지자 금융투자업계가 첫 공동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당국도 홈플러스 관련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의 개인 투자자 대상 판매 현황 파악에 나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을 포함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20여개사는 이날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관련 공동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홈플러스 관련 단기채권 상품 판매 현황, 기업회생절차 관련 예상 시나리오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의 카드대금 기초 ABSTB의 발행 주관사 중 한 곳이다. ABSTB는 카드사가 소비자에게 받을 카드대금이나 기업이 가진 매출채권 등을 모아서 증권으로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상품이다.
신영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의 ABSTB 발행을 주관했고 해당 상품을 자체 리테일 창구를 통해 팔거나 국내 대형 증권사로 넘겼다. 이중 약 3000억원의 물량이 소매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개인 투자자에 대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ABSTB의 채무 성격에 따라 증권사들의 책임 여부도 엇갈릴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금융채무 상환을 유예하고 상거래채무는 정상적으로 변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ABSTB가 금융채권으로 분류될 경우, 이에 투자한 개인 및 법인 투자자들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이를 판매한 증권사들은 홈플러스 신용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고지하지 않고 금융상품을 판매한 불완전판매가 문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영증권은 MBK가 이번 홈플러스 기업회생 결정의 계기가 된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도 강등 직전까지 ABSTB을 발행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겼다고 의심, 고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사태의 파장이 확산되자 금융당국도 상황 파악에 나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각 증권사에 공문을 보내 홈플러스 관련 기업어음(CP), 전단채,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ABSTB 중 개인 대상 판매 금액을 12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금융사 부채와 리스 부채 등을 제외한 홈플러스의 금융채권은 ABSTB 약 4000억원, CP, 전단채 약 2000억원 등으로 모두 약 6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