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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인형을 아시나요?”… 단순 스트레스 풀기 vs 어린이 악영향

입력 : 2025-03-10 07:08:46 수정 : 2025-03-10 07: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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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해소” 앞세운 마케팅… 폭력성 우려
정신 건강에 악영향… 판매 제한 필요성 제기
10일 온라인 쇼핑몰에 판매되고 있는 저주인형 이미지 캡처

 

“학교·직장에서 싫은 사람이 있다면 저주를 내려 스트레스를 푸세요”

 

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저주인형’ 상세정보 페이지에 적혀 있는 설명이다.

 

이 제품은 저주하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부적’에 적고 짚으로 만든 인형에 붙여 다양한 방식으로 괴롭힐 수 있는 상품으로 개당 1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10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저주인형의 사용법  구체적으로 안내돼 있다.

 

한 상품의 설명란에는 “저주 대상의 이름을 부적에 적고 인형의 '혈자리'에 맞춰 못으로 고정한 후 불태우라”고 안내돼 있다.

 

10일 저주인형을 불 태우고 있는 방법을 설명하는 상세정보 페이지 캡처.

 

또 다른 상품은 “인형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밟아준다”, “손과 발을 잡아당긴다”, “관절을 꺾거나 비튼다”, “불로 태우거나 냉동실에 보관한다” 등 여러 저주 방법을 나열한다.

 

나아가 일부 제품은 인형을 아무리 괴롭혀도 쉽게 찢어지지 않는다고 홍보하기까지 한다.

 

판매자들은 저주인형의 핵심 ‘셀링 포인트’를 ‘스트레스 해소’로 내세운다. 실제로 구매자 리뷰를 보면 “화가 풀렸다”는 반응이 많다.

 

한 구매자는 “어떤 미친 사람 때문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 인형을 만나고 나서 속이 다 시원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구매자는 “나를 아프게 한 만큼 상대방도 더 많이 아팠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직장 동료가 내 눈앞에서 사라지게 해달라고 저주했더니 실제로 다리가 부러져 회사를 그만뒀다”라는 평도 있었다.

 

저주인형이 순간적인 스트레스 해소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가학적인 사용법이 공공연하게 홍보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특히 저주인형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폭력적인 사용법을 학습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대상에 대한 분노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저주인형과 같은 폭력적인 상품의 무분별한 판매를 제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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