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등이 연루된 여권 유력 정치인들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수사가 연일 속도를 높이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검찰이 이른 시일 내에 진상을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10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를 중앙지검으로 불러 조사한다. 앞서 수사팀은 5일 강씨를 창원지검에서 조사했다. 수사팀은 창원에서 지난달 27∼28일과 이달 6∼7일 명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6일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수사팀은 지난달 26일에는 김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압수물을 분석 중이다. 수사팀은 같은 달 27일에는 김씨를 중앙지검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2021년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원자였던 김한정씨가 명씨 측에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납부했다는 의혹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김씨는 5차례에 걸쳐 3300만원을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 강씨에게 송금했다고 한다. 오 시장 측은 해당 조사 결과를 받아본 적이 없고, 김씨가 돈을 보낸 사실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명씨는 이번 검찰 조사에서 오 시장과 만난 횟수를 기존 4차례에서 7차례로 바꿔 진술하는 한편, 김씨와 함께 만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 측은 연일 “명씨는 모든 통화를 녹음하는 인물인데, 오 시장과 통화한 사실이 있다면 소위 ‘황금폰’에 기록이 없을 리가 있겠느냐”며 “명씨의 입에 의존하는 허위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검찰은 여권의 또 다른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도 수사 중이다. 홍 시장 역시 명씨를 “사기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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