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국민 인내심 바닥, 이젠 의료계가 의대생 복귀 설득하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5-03-09 23:02:00 수정 : 2025-03-09 23:01:59

인쇄 메일 url 공유 - +

지난 6일 당정 협의를 거쳐 교육부가 7일 이달 말까지 의대생들이 복귀한다는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2024학년도 수준(3058명)으로 돌리자는 대학 총장들과 의대 학장들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증원된 5058명을 그대로 뽑겠다고도 했다. 1년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을 풀 열쇠가 의대생들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 의료 공백과 의대 교육 파행이 심각한 터라 이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일 게다. 그러나 복귀 약속도 없이 먼저 의대 증원을 원점으로 되돌린 건 의료개혁 실패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도 의대생들은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이선우 의대·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학생들이 안 돌아오면 5058명을 뽑겠다고 정부가 협박하고 있다”며 “요구사항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도 “학장이 정부 권력에 편승해 제자들을 시궁창에 빠뜨리려 한다”며 “(의대생 복귀가) 되겠냐?”라고 했다. 의대생 강경파들은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0명’이 아니라 ‘3058명에서 감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의료 강화, 필수의료 수가 인상 등이 담긴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 철회도 요구하고 있다. 의료계 대표적 강경파인 전공의·의대생들이 정부의 백기 투항만 요구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의대 교수 등 의료계 원로들은 대체 뭘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증원 반대’라는 의료계 핵심 요구를 수용한 만큼 의대생들은 강의실로 돌아가는 게 마땅하다. 증원 혜택을 받고 입학한 신입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건 명분이 없고 극단적 이기주의로 비칠 뿐이다. 기성 의사들 또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어린 후배들을 희생시키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갈수록 고통이 가중되는 환자·국민을 생각한다면 이젠 의료계가 모두 나서 의대생들이 교실로 복귀하도록 적극 설득해야 한다.

의정 갈등을 원천 해소하려면 정부와 의료계가 조속히 마주 앉아 의대 정원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의대 정원을 독립적으로 논의할 ‘의료인력 수급 추계위’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게 바람직하다. 의료계도 의사 확충과 필수의료 지원 등 의료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다는 사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 의료 공백과 의대 교육 파행을 정상화할 때가 됐다. 국민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문가영 '반가운 손인사'
  • 문가영 '반가운 손인사'
  • 있지 유나 '몽환적 눈빛'
  • 박은빈 '화사한 미소'
  • 신현빈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