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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박대한 젤렌스키 품은 英 스타머, 지지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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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09 10:46:41 수정 : 2025-03-09 10: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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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23%에서 최근 30%로 7%p 상승
“미국·유럽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 잘해”

지난 2월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도중 사실상 쫓겨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대서양 건너 영국 런던이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풀죽은 젤렌스키를 꽉 끌어안고 영국의 전폭적 지원을 다짐했다. 우크라이나를 대하는 미국과 유럽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난 장면이었다.

지난 1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왼쪽)가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따뜻하게 환영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하루 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와의 정상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뒤 쫓겨나다시피 미국을 떠났다. 게티이미지 제공

영국 정부가 트럼프에 맞서 젤렌스키를 적극 옹호하는 모습이 스타머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신문 더타임스가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 ‘스타머가 영국 총리로서 잘하고 있다’라는 응답률이 30%로 집계됐다. 이는 2월 말의 23%보다 7%p 오른 수치다. 물론 ‘스타머가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률이 45%로 여전히 더 높긴 하지만, 최근까지도 낮은 지지율 탓에 고심해 온 스타머로선 반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입소스 여론조사는 4, 5일 이틀간 18세부터 75세까지 영국 국민 98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정상회담이 파행 끝에 일찍 끝나고 젤렌스키가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되면 그때 다시 오라”는 모욕적인 말을 들으며 백악관을 떠난 직후 조사가 이뤄진 것이다.

 

빈손으로 미국에서 쫓겨난 젤렌스키는 바로 이튿날인 1일 런던에 모습을 드러냈다. 총리 관저 다우닝가 10번지를 방문한 젤렌스키는 스타머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스타머는 젤렌스키와의 양자회담에서 ‘영국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와 끝까지 함께할 것’이란 취지의 발언으로 그를 다독였다.

 

이튿날인 2일 젤렌스키는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만나는 영예를 누렸다. 이후 스타머 주재로 열린 영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다른 유럽 국가 지도자들로부터 격려를 들었다. 로이터는 “스타머 총리가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 또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 중재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영 정상회담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한테 받은 찰스 3세 국왕 명의의 영국 국빈 방문 초청장을 들어 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타머의 인기가 오른 데에는 세계 각국을 상대로 ‘관세 폭탄’ 위협을 멈추지 않는 트럼프가 정작 영국을 향해선 호의적 태도를 내비친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영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앞서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고 조만간 EU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는 영국을 상대로 관세의 ‘관’자도 꺼내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스타머는 트럼프에게 “국빈으로 영국을 방문해달라”며 찰스 3세 명의 초청장을 건냈다. 전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시절 한 차례 영국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는 흔쾌히 수락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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