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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 초유의 ‘민가 오폭’…리더십 부재 속 사건사고 계속 [금주의 안보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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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09 06:00:00 수정 : 2025-03-08 05: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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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 도중 초유의 ‘전투기 민간 오폭 사고’가 발생했다.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 중인 상황에서 계속되는 대형 사건사고에 또 한번 우려가 커졌다.

지난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공군 KF-16 전투기에서 비정상적으로 투하된 폭탄이 폭발하는 장면이 잡혔다. 군 당국은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을 '조종사의 좌표입력 실수'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MBN 제공

군 당국에 따르면 6일 오전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실시된 한·미연합훈련 중 KF-162대가 무유도 폭탄인 MK-82 각각 4발, 총 8발을 훈련장이 아닌 민가에 투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민간인과 군인 등 1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공개된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여느 평화로운 마을 풍경이 한순간에 폭탄을 맞고 초토화되는 모습이었다. 한창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한 지역이 연상될 정도로 한국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광경에 시민들은 경악했다.

 

특히 이런 충격적인 사고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정국 여파 속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새삼 주목됐다. 사실상 지도자 부재 상태인 한국에서 큰 안전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뒤 한 달도 안된 시점인 지난해 12월29일 전남 무안에서 제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179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있었다.

 

지난달 14일에는 부산 반얀트리 호텔 리조트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포천시에서 발생한 군 폭탄 오발사고 이틀째인 7일 파손된 트럭 인근이 통제되고 있다. 포천=뉴시스

이번 전투기 오폭 사고 역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대형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는 조종사가 표적지 좌표를 가리키는 7개 숫자 중 위도 숫자 1개를 잘못 입력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기 조종사가 비행 임무 전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했는데, 수차례에 걸쳐 확인 절차까지 소홀히 한 끝에 민가 지역에 폭탄을 터뜨리는 오폭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살상 무기를 동반하는 전투기 훈련에서 철저한 안전 수칙이 지켜지지 않고 치밀한 수행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군의 기강해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건 자체의 심각성에 이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를 보고받은 시점도 사건 1시간 뒤인 것으로 드러나 ‘늑장 보고’ 논란까지 더했다. 소방 당국은 오폭 사고 직후인 10시5분쯤 119신고를 접수받아 기획재정부에 즉각 보고했는데, 최 권한대행은 오전 11시를 넘겨서야 김선호 국방부 장관 권한대행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상황을 처음 인지했다는 것이다.

7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반이 파손된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대통령도 국방부 장관도 권한대행 체제인 ‘지도자 부재’ 상황의 한계를 뚜렷이 드러낸 셈이다. 

 

실제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 내란의 주동 세력인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의 부재는 안팎의 우려를 키워왔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명예교수는 계엄 사태 초기부터 “지금 한국의 군 통수권자가 누구냐”며 휴전 중인 한국의 더욱 불안해진 안보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겨우 현상만 유지할뿐인 대행 체제에서 지도부가 권위나 통솔력을 갖기 힘든 상황에서 불안정하게 이어져오던 시스템이 이번과 같은 참사를 일으킬 개연성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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