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파 장기화·이른 K리그 개막 원인”
기성용 “80억 벌고 잔디 관리엔 2억 사용”… 작심 비판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대한 긴급 복구를 진행한다. 시는 오는 29일 열리는 다음 FC서울 홈경기 전까지 잔디 상태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올해 전년 대비 11억원 대비 3배 늘어난 33억을 투입해 도입 등을 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잔디상태를 유지하겠다고 7일 밝혔다.
시와 공단은 올해 K리그가 지난해보다 16일 앞당겨진 역대 가장 이른 2월 22일 시작되다보니 사전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파가 3월 초까지 이어지고 땅이 얼면서 잔디 뿌리내림과 생육이 불량해 곳곳에 들뜸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공단 측은 “올해 프로축구 조기 개막에 따른 예상 문제 등을 프로축구연맹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일정조율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잔디 중 2500㎡ 이상을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잔디 밀도를 높이기 위해 5900㎡ 면적에 대해선 배토 및 잔디 파종을 진행한다. 잔디 생육에 도움이 되는 그라운드 통기(스파이킹)와 병충해 예방 시약, 비료 성분을 토양에 공급하는 시비 작업을 비롯해 그라운드 다짐과 관수작업도 실시한다. 긴급보수 외에도 지난해 마련한 잔디집중개선 계획을 바탕으로 연중 잔디 상태 개선 및 관리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이와 함께 해외 유명경기장에서도 사용 중인 선진장비를 신규‧추가 도입해 잔디 생육에 필수적인 채광, 통풍을 관리하고 밀도개선 등을 통해 그라운드 품질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거버넌스도 4월부터 운영해 그라운드 관리와 복구대책, 인프라 개선 등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한다.
경기장 대관 방식도 개선한다. 대규모 경기장이 부족한 서울의 상황을 반영해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은 지속하되 잔디 보호를 위해 그라운드석 제외 대관지침을 이어나간다. 그라운드석은 제한 대관을 원칙으로 하되, 잔디관리 상황 모니터링 후 생육 적기에 한해 예외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겨울철 잔디관리가 어려운 시기에 리그 일정이 앞당겨져 제대로 된 경기장 환경을 제공하지 못해 매우 유감”이라며 “선수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상태는 최근 이 경기장을 홈으로 쓰는 FC서울 선수들의 질타를 받으면서 또다시 불거졌다. FC서울의 제시 린가드는 SNS에 움푹 파인 잔디 옆으로 드리블하는 장면을 공유하며 골프 치고 있는 모습과 화를 내는 이모티콘을 함께 붙였다. 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골프장에 빗댄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다음날 보도자료를 내고 “선수들의 부상 방지 및 선수 보호 차원에서 그라운드 잔디 관리에 시설을 운영하는 관리 주체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FC서울의 기성용 역시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공연장 대여 등으로) 80억 원을 벌었는데 (잔디 관리에) 2억 원만 썼다고 들었다. 해외에도 중계가 되는데 어떻게 대표팀 경기를 그런 잔디에서 할 수 있나”라고 작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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