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부담 없다더니…“내가 알던 ‘디카페인’이 아니네?”

디카페인 캡슐커피에 카페인 최대 4.65㎎
카페인 제거율 '97% 이상'으로 대부분 인식
국내 기준 '90% 이상'…협의회 "표기 기준 조정해야"

카페인을 줄인 ‘디카페인’ 캡슐커피의 카페인 함량과 소비자 인식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준상 90% 이상 제거한 경우 디카페인으로 표기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소비자는 카페인 제거율을 97% 이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부산소비자단체협의회의 조사 내용을 인용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디카페인 캡슐커피 15개 제품에 대해 안전성·표시사항 및 카페인 함량 등에 대해 시험 평가한 결과, 캡슐 1개당 평균 카페인 함량은 2.75㎎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네스카페(네스카페 돌체구스토 롱고 디카페인) △던킨(던킨 디카페인 블랜드캡슐) △라바짜(라바짜 데크) △비토리아(비토리아 커피 디카페인 캡슐거피) △스타벅스(디카프블론드 에스프레소 로스트) △이탈리안커피(이탈리안 커피캡슐 디카페인) △일리(21캡슐 디카페인) 등 15개 제품이다.

이중 카페인 함량은 캐빈잇 디가페인 제품이 1.35㎎으로 가장 낮았고, 이어 할리스커피, 네스카페, 투썸플레이스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일리 제품은 4.65㎎으로 카페인 함량이 가장 높았다.

제품 간 최대 3.3㎎ 차이가 발생했는데, 이는 성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400㎎)의 0.3-1.2%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디카페인 커피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실제 표시 기준과 차이를 보였다.

소비자(사용자 기준)의 74%는 카페인 제거율이 97% 이상인 커피를 ‘디카페인 커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선 카페인 함량을 90% 이상 제거항 경우 디카페인으로 표기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은 99%, 미국농무부(USDA)는 97% 이상 제거돼야 디카페인 표기를 할 수 있다.

협의회는 소비자들이 디카페인 캡슐커피에 카페인이 없거나 극소량 들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디카페인 캡슐커피의 카페인 제거율을 소비자 인식과 외국 기준 등을 고려해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협의회는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 함량을 소비자가 알 수 없어 디카페인 캡슐커피도 카페임 함량에 대한 표시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mL당 0.15mg 이상 카페인을 함유한 액체 식품 등에 대해서만 ‘고카페인 함유’ 등 문구를 표시하게 하고 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